[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배우 윤여정이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국 배우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26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과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윤여정은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브래드 피트의 호명에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아카데미 관계자와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특히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며 "우리의 선장이자 나의 감독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다섯 명의 후보가 "각자의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했다. 내가 운이 더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라며 동갑내기 배우에게 특별한 예의를 표했다.
이번 수상으로 윤여정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받은 한국 최초의 배우가 됐다. 더불어 1957년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아시아 배우로서 역대 두 번째 여우조연상 수상자가 됐다.
이 작품에서 윤여정은 어린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미국에 건너온 할머니 ‘순자 역’으로 분했다. 윤여정은 이 역할로 각종 시상식에서 37개의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윤여정은 지난 5일 ‘미리 보는 오스카’로 평가받는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 12일에는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한편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연출작으로, 1980년대 미국에 이민한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미국 아칸소주의 농촌을 배경으로 미국 사회에 정착하려는 한국인 이민자 가족이 마주치는 삶을 그렸다.
미나리는 지난해 2월 미국 대표 독립영화제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이후 100여개의 상을 수상하는 등 꾸준한 호평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