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진심이 통한 것”…민폐 안될 때까지 영화일
“무지개도 7가지 색깔이 있다”…다양성 강조
[매일일보 최재원 기자]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26일(한국시간) 윤여정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과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에 올랐다.
영화 미나리에 함께 출연한 배우 한예리는 빨간 드레스를 차려 있었고, 윤여정은 네이비색 드레스 차림으로 대조를 이뤘다.
수상자 호명은 미나리의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직접했다.
윤여정은 “아시다시피 나는 한국에서 왔고, 윤여정이다. 유럽 분들은 제 이름을 여영이나 유정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오늘만은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 한예리, 노엘, 앨런, 우리는 모두 가족이 됐다. 특히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 우리의 선장이자 나의 감독이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여정은 “두 아들이 항상 저에게 일하러 나가라고 하는데 이 모든 게 아이들의 잔소리 때문이다.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됐다”며 두 아들을 언급했다.
이후 윤여정은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마련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오늘 밤 저는 다른 후보들보다 운이 너무 좋았다. 이것은 한국 배우에 대한 미국의 환대가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사람을 인종으로 분류하거나 나누는 것은 좋지 않다”며 “심지어 무지개도 7가지 색깔이 있다. 여러 색깔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수상 이후 각종 외신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로이터는 “윤여정이 수십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주로 재치 있으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큰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평가했다.
AP 통신은 윤여정이 한국에서 50년간 커리어를 쌓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오스카 후보에 올랐으며, 배우 글렌 클로스가 여덟 차례 오스카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윤여정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며 후배 배우들의 축하인사도 잇따랐다. 배우 김혜수는 자신의 SNS에 윤여정이 tvN 예능 ‘꽃보다 누나’에서 “내가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나 67살이 처음이야”라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축하드립니다!”라고 썼다.
윤여정과 tvN ‘윤스테이’에 함께 출연했던 최우식도 소속사 매니지먼트숲을 통해 “선생님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방송으로 지켜보는 동안에도 모두가 가장 바라고 또 바랐던 일이었는데 보면서도 울컥했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미국 남부 아칸소주 시골로 이주한 딸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