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신소재] 초격차 시대 연 반도체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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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신소재] 초격차 시대 연 반도체 소재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1.06.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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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수출 규제 ‘위기를 기회로’… 韓 반도체 소재 국산화 성과 이뤄내
SK머티리얼즈 고순도 불화수소 양산… 포토레지스트·염화수소도 국산화
日 불화수소 수입액 1년 만에 74% 감소… 다급한 日, 한국에 공장 건설
한화 1900억 질산 공장 증설… SK 4000억 상생펀드로 소재 생태계 강화
국내 반도체 소재 산업이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SK실트론 웨이퍼 제품. 사진=SK실트론 제공
국내 반도체 소재 산업이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SK실트론 웨이퍼 제품. 사진=SK실트론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우리나라 반도체 소재 산업 경쟁력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일본 수출 규제 위기를 기회로 바꿔 반도체 소재 국산화 성과를 거두면서다. 오히려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전화위복’이 됐다.
SK머티리얼즈는 초고순도(순도 99.999%) 불화수소(HF) 가스를 양산하고 있다. 초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세정 가스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해외 의존도가 100%에 달했던 제품이다. SK머티리얼즈는 양산을 통해 2023년까지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동진쎄미켐은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ArF PR)를 국내 최초로 상업화했다. 감광액으로도 불리는 포토레지스트는 노광 공정 핵심소재다. 동진쎄미켐은 삼성전자에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를 공급하고 있다. 백광산업은 삼성전자와 함께 식각액으로 쓰이는 ‘고순도 염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설비에 적용하는 테스트는 마쳤다. 식각액은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에서 반도체 회로만 남기고 불필요한 부분을 부식시켜 깎아내는 필수 소재다. 우리나라 반도체 소재 국산화가 순조롭게 진행되자 일본 소재 기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일본 정부가 2019년 7월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을 규제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입히려 했지만, 도리어 일본 산업이 반격을 당한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 수입액은 약 938만달러(약 103억원)로 집계됐다. 2019년 약 3634만달러와 비교해 74.2%나 급감했다. 일본 불화수소 수입비중은 2019년 33.2%에서 지난해 12.8%까지 떨어졌다.
SK머티리얼즈 반도체 소재 분석센터에서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특수가스를 연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SK머티리얼즈 제공
SK머티리얼즈 반도체 소재 분석센터에서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특수가스를 연구하고 있는 모습. 사진=SK머티리얼즈 제공
상황이 이러니 다급해진 쪽은 일본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다.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 도쿄오카공업은 인천광역시에 있는 기존 공장에 수십억엔(수백억원)을 투자해 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용 가스를 생산하는 일본 업체 다이킨공업도 40억엔(약 408억원)을 투자해 올해 하반기 한국에 생산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도쿄오카공업과 다이킨공업 모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를 피해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잡기 위해 한국 공장 증설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소재 산업은 공격적인 투자에 힘입어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한화는 12만t인 생산 규모를 2년 뒤 52만t까지 큰 폭으로 늘리기 위해 1900억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39만t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증착 및 세정용 소재로 활용된다. 한화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관심이 커진 반도체 세정제 등 정밀화학분야로의 사업 전환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한화솔루션도 1600억원을 투자해 연 18만t의 DNT(질산유도품)를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한다. SK그룹은 소재 국산화 과정에서 확보한 역량을 중소기업 상생 협력으로 연결해 우리나라 소재 산업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총 4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사들에 저금리 융자를 제공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R&D 시설인 반도체 소재 통합분석센터를 설립해 한국표준과학원 등 연구기관들과 함께 중소기업들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실트론은 미국 듀폰사로부터 전기 자동차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인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 SiC(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을 인수해 소재 경쟁력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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