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재영 기자]발전업계의 신재생에너지 전환 속도가 정부 정책 추진 속도와 차이가 나며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저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발전사들은 실적이 나빠지는 부침을 겪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업계도 2030년 재생에너지 비율 정책 목표 달성이 어렵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환 투자가 한창인 공기업 발전사들은 그로 인한 재무부담이 누적되고 있다. 기존 석탄발전소를 줄이면서도 매년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맞추기 위해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투자규모는 안정적인 공기업 발전회사의 현금창출력을 고려해도 부담이 되는 수준으로 전력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물가안정 차원에서 전기요금을 동결해 과부하가 걸리고 있는 실정이다.
공기업 발전사들은 올 2분기에 공통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현상도 나타났다. 한국남동발전은 2분기 739억원 영업적자를 봤다.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한 것이다. 한국동서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서부발전도 각각 2분기에 105억원, 774억원, 823억원, 65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모두 전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2분기는 계절적으로 여름철에 비해 전력예비율이 높아 비수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작년 2분기에도 적자를 봤다. 하지만 작년보다 적자 폭이 커진 것이 눈에 띈다. 2018년 이전에는 2분기에도 흑자를 봤는데 이후 매년 2분기마다 적자를 봤던 현상도 포착된다. 중부발전이 보령 1, 2호기를 폐지하고 남동발전이 영동 1, 2호기를 목재펠릿 전소 발전소로 전환하며 삼천포 1, 2호기를 올해 4월 폐지하는 등 발전사들이 기존 기저발전 가동을 줄인 부담이 실적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11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결과에서는 응답자 46%가 올해 사업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가 절실하지만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올해 사업성과가 당초 목표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늘리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에 대해서도 10곳 중 6곳의 발전사업자들이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 답했다. 달성이 어렵다고 답변한 이유로는 ‘사회적 합의 어려움’(45.2%), ‘도전적인 목표수준’(35.6%) 등을 꼽았다. 기술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란 답변도 19.2%나 됐다.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이 석탄화력 발전비용과 같거나 낮아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 달성 예상시기에 대해서는 ‘3년 이내’라는 응답이 11.6%에 그친 반면, ‘3년 초과’가 88.4%에 달해 단기간 내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