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경기도지사직 사퇴를 미루고 국정감사를 받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이 지사가 출석할 국감을 위해 야당 의원들이 요구한 대장동 의혹 관련 자료 제출이 전무해 '맹탕 국감'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대장동 자료가 경기도에 있을 수 있겠느냐"며 야당의 제출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야당이 요구하는 다른 자료들에 대해서는 "국회에 감사권이 없다"고 했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13명은 경기도청과 성남시청을 차례로 방문, 대장동 개발사업 최초 사업계획서와 공문 일체 등 216건의 자료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국민의힘 국토위는 82건, 정무위 56건, 행안위 76건을 제출했으나 자료를 한 건도 받지 못했다. 항의 방문 자리에서 박수영 의원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도지사뿐만 아니라 부지사, 실장 등도 다 고발대상"이라며 "공직 생활하시는 분들은 국민을 지키는 것이 의무이지 도지사에게 충성하는 게 임무는 아니다"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상식적으로 대장동 개발사업 자료가 경기도에 있을 수 있겠느냐"며 "대장동 개발사업 자료는 성남시 자료이기 때문에 경기도에 일체 자료가 있을 수 없다. 있으면 당연히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자료를 안 낸 것은 도지사 휴가일정을 내라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것"이라며 "지방사무 관한 것인데 국회는 지방사무에 아무런 감사권한이 없다. 법을 만드는 분들이 법을 지켜야지 법을 어기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건 마치 분가한 자식 집에 가서 시아버지가 며느리 부엌살림을 뒤지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 국감은 18일과 20일 예정돼 있다. 그 전에 자료제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맹탕 국감'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또 일부 자료제출이 있더라도 시간이 임박해 제출되면 확인과 검토가 어려워 역시 한계가 예상된다. 실제 피감기관들은 국감 전날밤 자료를 보내는 '꼼수'를 부리곤 하는게 현실이다.
경기도 국감은 자료 문제에 더해 대장동 의혹 관련 증인 채택도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증인·참고인 요구 명단에 따르면, 국토위의 경우 국민의힘은 52명, 민주당은 7명을 요구했다. 또 행안위에서는 국민의힘 50명, 민주당은 19명의 증인·참고인을 요구했고, 정무위에서는 국민의힘이 50명, 민주당이 5명의 증인 및 참고인을 요청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고재환 성남의뜰 대표 등을 증인으로, 민주당 측에서는 곽상도 전 의원과 아들 등을 증인으로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