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멀고 먼 골프 대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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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멀고 먼 골프 대중화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1.10.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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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중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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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골프를 취미로 즐기는 골린이들이 늘고 있다. 골프와 어린이를 합친 골린이는 골프 초보를 뜻한다. 수년 전만 해도 골프를 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특별한 이유 없이 골프를 취미로 즐기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골프 대중화에 일조한 면이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골프가 그나마 가장 안전한 운동이라는 인식이 퍼진데다 마음에 맞는 신뢰할 수 있는 특정인들과 라운딩을 하는 시스템은 코로나 시대 이후 골프 유저가 늘어나는 데 한 몫을 했다.
특히 해외에 나가지 못한 골퍼들이 국내에 밀집되면서 다른 직종이 코로나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것과 달리 국내 골프장과 연습장은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골프 확산에 코로나보다 더 큰 기여를 한 것도 있다. 바로 골프 예능 프로그램이다. 코로나로 인해 골프에 대한 관심도가 커졌다면, 엄청난 파급력은 골프 예능이 담당했다. 각 정규 채널부터 종편까지 주요 시간대에 골프 예능을 편성하면서 집안에만 있던 주부부터 여성 직장인까지 골프를 시작한 골린이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이는 골프장 부킹부터 연습장 이용까지 다양한 곳에서 체감할 수 있다. 골프 예능 이후 안 그래도 어려워진 골프장 부킹이 대학교 인기 수강신청 과목 마냥 초단위 경쟁으로 바뀌었다. 일부 골프 연습장도 마찬가지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골프장의 경우 퇴근 시간대에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예약을 위한 경쟁이 상상을 초월한다. 대기를 타고 있다 바로 신청을 해도 밀리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다.
일부 골프연습장은 최근 인기에 가격을 30%씩 올리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말 그대로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린이들이 넘쳐나니 배짱이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골프 업계는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만큼 바쁘지만, 도 넘은 골프장 및 연습장의 폭리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최근 인기를 반영하듯 사모펀드들이 골프장을 마구잡이 인수하고 있다. 문제는 운영은 아웃소싱을 맡겨 비용은 증가하고 서비스는 쇠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대중 골프장의 폭리는 바로 잡을 필요성마저 느끼게 한다. 최근에는 회원제 골프장이 회원권을 회수해 대중제로 돌아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세금 혜택은 다 받으면서 회원제 골프장보다 수익도 더 좋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잘못된 정책의 폐해다. 전세계가 위드코로나로 전환해 다시 해외로 골프를 즐기러 나가는 골퍼들이 늘어나도 전반적으로 늘어난 골프 인구는 과거와 같이 골프장의 폐업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골프를 즐기려는 골린이들 뿐만 아니라, 골프 꿈나무들마저 이러한 상술에 이용당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골프가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중 스포츠로서의 입지를 다져가는 만큼, 좀 더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과거 있는 자들만 즐기는 운동에서 이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여가 운동이라는 이미지가 시간이 지날수록 골프장과 연습장의 폭리 등 갑질로 변질될 수 있다. 이제 막 시작하는 골린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문제점에 눈을 뜨기 마련이다. 골프장들도 또한 인기를 부추기는 방송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골린이들이 자신들이 ‘봉’이라는 느낌을 받지 않을 것이다. 밀물 있으면 썰물도 있기 마련이다. 제대로 된 골프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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