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22일 고지가 시작된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특징은 한마디로 다주택자와 법인에 종부세 부담 증가가 집중됐다는 것이다. 다주택자와 법인은 전체 고지 인원의 57.8%를 차지하는데 세액 부담은 고지 세액의 88.9%를 차지한다. 또 지난해보다 늘어난 3조9000억 원 가운데 91.8%가 다주택자(1조8000억 원)와 법인(1조8000억 원)의 몫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종부세 총 규모는 5조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6.7%(3조9000억 원) 늘었고, 고지 인원은 약 95만 명으로 지난해 보다 42.0%(28만 명) 늘었다. 이들 가운데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지난해(35만5000명)보다 13만 명 늘어난 48만5000명으로, 전체 고지 인원의 51.2%를 차지했으며, 이들이 전체 세액의 47.4%인 2조7000억 원을 부담한다. 지난해(9000억 원)보다 1조8000억 원 증가한 규모다. 1년 사이 평균 3배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다주택자 중 85.6%(41만5000명)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나 3주택 이상 보유자로, 이들이 부담하는 세액이 다주택자 세액의 96.4%(2조6000억 원)에 달한다.
다만, 다주택자 세 부담은 지역, 보유주택 수, 집값, 보유기간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서울 양천구에 시가 14억 원(공시가격 9억8000만원) 아파트를 15년째 보유 중이고, 경북 상주에 시가 2300만원(공시가격 1600만원) 주택을 4년째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세액이 181만원이다. 반면, 조정대상지역인 서울 강남구에 시가 26억 원(공시가격 18억 원)의 아파트를 13년째 보유 중이고, 강남구에 시가 27억 원(공시가격 19억 원)의 주택도 5년째 보유 중인 2주택자라면 세액이 5869만원까지 오른다.
재산세까지 합할 경우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더 늘어난다. 올해 종부세가 크게 늘면서 다주택자 중에는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의 3배에 달하는 경우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해서도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보유세액이 직전 연도의 3배(3주택 이상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를 넘지 않도록 하는 세부담 상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법인의 경우, 고지 인원의 6.5%(6만2000명)를 차지하는데 세액은 전체 고지 세액의 40.4%(2조3000억원)를 부담한다.
1세대 1주택자는 종부세 고지 인원이 지난해(12만명)보다 10% 증가한 13만2000명 수준으로, 다주택자나 법인만큼 부담이 급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주택가격이 급등, 지난해 1200억 원에서 2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고령자 및 장기 보유 공제가 최대 80%까지 적용됨에 따라 절대적 세 부담은 크지 않다”며 “시가가 상승한 고가 주택도 고령자·장기 보유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 줄어드는 사례가 있다”고 했다. 1주택자에 대해서는 공제 금액 상향(9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세법 개정), 부부 공동명의 특례, 고령자·장기보유 공제 등 다양한 보호 조치가 마련됐기 때문에 실질적인 세금 부담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