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모 대표회장 “진통 기간이라 생각하고 다듬을 필요 있어”
소강석 목사 “불법이면 그만두면 된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
[매일일보 송상원 기자]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의 불법적 정회 선포로 혼란을 겪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 이하 한교총)이 지난 20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념기념관에서 ‘제5회 정기총회’를 속회했으나 이번에도 불법을 저질렀다. 신평식 사무총장을 불법으로 연임시킨 것이다.
사무총장의 임기와 임용 절차는 ‘사무처운영규정’을 따르게 돼 있는데 이번 총회에서는 이를 개정해 ‘4년 단임’을 ‘임기는 4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고 바꿨고, 임용 절차는 “대표회장의 추천으로 상임회장 회의에서 인준하며, 총회에 보고한다”고 개정했다. 특히 사무처운영규정은 “총회에서 의결된 즉시 발효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신평식 사무총장은 개정된 규정에 따라 대표회장의 추천을 받고 상임회장 회의에서 인준받은 후 총회에 보고하는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
그러나 당시 정기총회에서 의장을 맡았던 소강석 대표회장은 개정안을 통과시킨 후 신평식 목사를 사무총장으로 추천한 적이 없고 상임회장 회의를 열고 사무총장을 인준한 적도 없으며 총회에 보고한 적도 없다.
바뀐 규정대로 사무총장을 임명하기 위해서는 정기총회 때 총회원들에게 사무처운영규정 개정안의 효력이 발효됐음을 알리며 이에 따라 대표회장이 신평식 목사를 추천한 후 정회를 선포하고 상임회장 회의를 열어 신 사무총장을 인준해 이를 총회에 보고 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절차는 단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날 대표회장에 추대된 류영모 목사(한소망교회) 또한 정기총회 석상에서 신평식 목사를 사무총장으로 추천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 목사는 신평식 목사가 사무총장이라고 소개하며 앞으로 불러내 총회원들에게 인사시켰다. 규정과 절차를 어긴 명백한 불법이다.
한교총 지도부와 신평식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물었다. 류영모 대표회장에게 신평식 사무총장이 이번 총회에서 연임된 것이 맞는지 묻자 그는 “맞다”고 했다. 이에 대표회장의 추천 및 상임회장 회의에서 인준이 없었던 것을 지적하자 류 목사는 “소강석 대표회장이 신평식 사무총장을 추천하고 상임회장 회의의 인준을 받았다”고 했다.
이는 정기총회 전에 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2021년 12월 13일 열린 ‘긴급 상임회장회의’에서 ‘제4-6차 상임회장회의’와 ‘제4-7차 상임회장회의’ 결의 중 임원선임규정과 사무처운영규정 개정 관련 사항은 회의록에서 삭제하기로 결의했기에 이는 효력이 없다.
만약 정기총회 전에 대표회장이 신평식 사무총장을 추천하고 상임회장회의에서 인준을 한 적이 있다고 가정해도 이는 효력을 갖지 못한다.
사무처운영규정은 “총회에서 의결된 즉시 발효한다”고 돼 있기에 개정 이후 대표회장의 추천과 상임회장 회의의 인준 및 총회 보고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류영모 대표회장은 “이번 정기총회의 하자를 이야기하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마지막에 총회에서 모든 것을 불문에 부치고 만장일치로 결의한 것으로 하고 폐회 동의가 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관과 규정을 넘어서는 결의는 만장일치건 아니건 상관없이 그 어떤 결의도 불법이다.
류 목사는 “지금은 진통 기간이라 생각하고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유념하겠다”면서 “우리 교단의 상식에서도 이해가 안 되는 점이 많지만 한교총이 이제 태어난 어린아이라 생각하고 1년 동안 비정상을 정상으로 다듬어 보려고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무처운영규정을 통과시킨 직전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에게 사무총장 임명이 불법임을 지적하자 그는 “불법이면 그만두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신평식 사무총장은 “모든 부분들이 정치적인 합의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기자가 “개정된 규정에 따라 인준 절차를 밟은 게 하나도 없다. 개정된 후 대표회장의 추천을 받은 적이 없고 상임회장 회의에서 인준받은 것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연임됐다고 발표할 수 있나?”라고 묻자, 사무총장은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이야기입니까?”라고 반응했다.
이에 기자가 “법을 지키라는 것이다. 대표회장의 추천을 받고 상임회장 회의에서 인준받은 후 총회에 보고하라는 것”이라며 “정관을 지켜 절차를 밟을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신평식 사무총장은 “그것은 지도부에게 맡겨야 한다. 내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기 위해서는 우선 불법으로 사무총장을 연임시킨 것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개정된 정관에 따라 대표회장이 사무총장을 추천하고 상임회장 회의에서 인준한 후 총회를 열어 이를 보고해야 한다.
이 과정 없이 불법으로 임명된 신평식 사무총장이 사무를 처리하고 재정을 사용하는 등의 행위를 하면 모두 불법이다.
한교총은 그동안 여러 불법을 저질러 온 바 있다. 제1회 정기총회 때는 대표회장을 불법으로 인준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한교총 차원에서 이에 대한 조사처리나 시정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거짓 해명을 하는 후안무치한 모습을 보일 뿐이었다.
한교총이 스스로 한국기독교계를 대표하는 공적 단체라고 생각한다면 이번에 벌어진 사무총장 불법 임명 건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 노력해야 한다.
모르쇠로 일관하며 뭉개고 가려 한다면 앞으로 한교총이 대사회적으로 내는 목소리는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자신의 불법에는 눈감고 사회를 향해 개혁을 외친다면 아무도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한교총이 자신들이 만든 법을 잉크도 마르기 전에 어겼으면서 모른 체하고 지나갈지, 아니면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교총 구성원들의 법적 수준과 양심 및 정체성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본이 안되고 세상 사람과 무엇이
다름니까?
신앙인으로 참 부끄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