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의, 뮤지컬에 의한, 뮤지컬을 위한 사랑스러운 뮤지컬 찬가 '썸씽로튼' 두 번째 시즌의 막이 올랐다.
'썸씽로튼'은 발표하는 작품마다 대히트를 거두며 국민 작가로 칭송받는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첫 선을 보인 1595년 영국, 르네상스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그늘에 가려 영세한 극단을 운영 중인 닉 바텀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극단의 후원자가 제시한 기한 내에 새로운 작품을 써야 하는 닉 바텀은 셰익스피어의 인기를 뛰어넘을 히트작을 만들겠다는 열망을 안고 예언가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은 바로 노스트라다무스, 익히 잘 알려진 미셸 드 노스트라다무스가 아닌 그의 조카라는 설정이다. 어딘가 어설프고 엉성한 모습의 노스트라다무스는 미래의 극장에서 대박 칠, 관객들이 열광하는 작품이 바로 '뮤지컬'이라고 답한다. 이렇게 인류 최초의 뮤지컬 탄생기가 시작된다.
뮤지컬의 기원을 뮤지컬로 풀어낸 '썸씽로튼'은 '독창적인 상상력'과 '패러디'를 무기로 특유의 유쾌함을 완성한다. 먼저 셰익스피어와 노스트라다무스 같은 실존 인물에 극적 상상력을 더해 르네상스 시대의 아이돌, 그럴듯하지만 2% 부족한 예언가라는 새로운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새롭게 태어난 캐릭터들은 작가가 완성한 가상의 인물들을 만나 절묘하게 버무려져 이야기를 확장시키고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기-승-전-뮤지컬이라고 할 만큼 뮤지컬이란 장르에 남다른 애정을 자랑하는 '썸씽로튼'은 자칫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뮤지컬을 잘 몰라도 재미있더라! -네이버 jam*****"라는 한 줄 리뷰만으로도 알 수 있듯 탄탄한 구성과 시종일관 유쾌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또한 "뮤지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갔다가 이렇게 재미있는 건지 처음 알게 됐습니다! -네이버 dlsd*****", "태어나 처음으로 본 뮤지컬, 뮤지컬의 재미를 알아버렸네! –네이버 os*****"와 같은 반응을 이끌며 새로운 관객층 발굴에도 한몫하고 있다.
유쾌한 스토리 속 개성 강한 캐릭터를 완성한 배우들에게도 이목이 집중됐다. 인류 최초 뮤지컬 제작에 나서는 닉 바텀 역의 강필석, 이충주, 양요섭은 긴 러닝타임에도 이야기의 중심에서 자신만의 호흡을 잃지 않으며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어 나간다. 셰익스피어 역의 서경수와 윤지성은 각기 다른 매력의 특색 있는 캐릭터를 완성해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으며 닉의 동생이자 시인인 나이젤 바텀 역은 임규형과 황순종이 맡아 순수하고 맑은 감성을 지닌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비아 역의 이영미와 안유진 그리고 이채민은 스스로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동시에 닉의 든든한 오른팔을 자처하며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캐릭터를 3인 3색의 매력으로 완성했다. 보수적인 청교도 집안에서 자랐지만 시와 예술을 사랑하는 포샤 역은 이지수와 이아진, 장민제가 맡았으며 통통 튀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내며 극에 재미를 더하고 있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노스트라다무스 역은 남경주와 정원영이 책임진다. "곳곳에 숨어있는 익숙한 뮤지컬, 뮤지컬의 역사와 함께 하는 남경주 노스트라다무스 최고 -인터파크 eh***"라는 리뷰와 같이 대한민국 뮤지컬의 역사와 함께 해 온 1세대 뮤지컬 배우 남경주가 뮤지컬 탄생을 예언하는 순간은 관객들에게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철저한 준비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정원영은 재치 넘치는 애드리브로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키며 무대 위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극 중 노스트라다무스는 뮤지컬의 탄생을 예언하며 '감탄, 갈채, 관객들의 환호 –넘버 A Musical 중'가 쏟아진다고 이야기한다. 엉터리로 치부되던 예언이 사실이었듯 매 공연마다 박수갈채가 끊이질 않는 '썸씽로튼'은 뜨거운 열기 속 오는 4월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