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이사 현 대표이사 해임…한 대표 “인정 못 한다” 버텨
전 대표 “주식공모 몰래, 회계장부 공개 피하기 위한 것
지난 8월 31일 첫 운항을 시작한 저가항공 ‘한성항공’이 전,현직 대표이사간 경영권 분쟁과 김모 부사장의 사외이사 폭행 사건 논란 등으로 심각한 내분에 휩싸여 있다.
한편 한성항공의 주주들은 한 대표가 재무재표 열람 요청을 거부하자 회사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다 판단하고 거세게 반발하며 법적 투쟁으로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성항공이 최근 경영권을 둘러싼 내분과 일련의 폭행사건 등에 대해 전문적인 기업 사냥꾼에 의한 고의적 업무 방해라고 주장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우봉 한성항공 대표이사는 지난 8월 30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N사가 한성항공을 헐값에 인수하기 위해 작전을 진행중이다”며 “한성항공의 순항을 방해하려는 증거가 포착되었다” 고 주장했다.
한 대표 “한성, 흠집내기”
한 대표는 “N사가 처음 270억원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한성항공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최종적으로는 20억원만을 투자하겠다며 경영권을 요구하다 이를 거부당하자 전 대표이사 이모씨를 조종해 경영상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언론에 허위사실을 유포하게 만들었다” 고 말했다.
지난 6월 이씨와 부친 이정한 이사, 김재준 한성항공 부사장 사이에 있었던 폭행사건과 관련해서도 한 대표는 ‘한성항공을 흠집내기 위한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폭행이 마치 김 부사장에 의한 것 인양 녹취록을 작성해 검찰에 역으로 고소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까지 한성항공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이씨는 한 대표이사에게 지분 88%를 양도한다는 계약을 맺고 퇴임했다. 현재 이씨는 회사에서 손을 뗀 상태지만 부친 이정한씨를 포함, 한성항공 4명의 등기이사 중 3명이 현 경영진에 문제를 제기하며 한 대표이사측은 이에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식공모 신고 회피 왜?
이씨가 제기한 경영상 문제를 보면 지난 6월 한성항공이 청주시민과 청원군민을 대상으로 한 공모주 모집에 있다.
한성항공은 당시 1백억원의 주식공모에 나섰는데, 금융감독원에 이를 신고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되어 무산되었다. 증권거래법 등에는 법인이 50인 이상, 20억원 이상의 주식을 공모할 경우 금융감독위원회에 유가증권발행인 등록을 한 뒤 금융감독원에 신고서를 제출하도록 되어있다.
이씨는 “회사의 중요사항에 대해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고, 금감원에 신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금감원에 신고를 하려면 회계장부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고의적으로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정한 이사는 지난 8월9일 임시이사회 개최를 통보하고 12일에는 한성항공에 대한 감사를 결정했다. 당시 감사를 위임받은 회계사가 이씨와 함께 한성항공을 방문했으나 경영진의반대에 부딪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씨 측은 “회계장부가 공개되어도 떳떳하다면 두려워 할 것이 없다. 이사회와 감사를 거부하는 것은 이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라 주장했다.
결국 이정한 이사 외 3명의 이사진은 8월 16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한우봉 대표이사를 해임했다. 한성항공 등기 이사 4명중 이해관계로 인해 의결권이 없는 한 대표를 제외한 3명 중 2명의 출석으로 과반수가 되었기에 해임안은 유효하다는 것이 이씨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한성항공은 임시이사회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재 임시이사회의 결의는 법원에 맡겨진 상태다.
한편 한성항공 주주들은 회사의 경영과 관련해 재무재표 열람을 요청했으나 한 대표가 이를 거부한데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자신들이 출자한 돈의 사용 출처를 명확히 하지 않는 것은 한 대표가 회사 공금을 임의로 사용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향후 법적 투쟁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내부갈등에도 불구하고 취항을 시작한 한성항공의 향후 향배에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