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최근 러시아가 한국을 포함한 미국, 유럽연합(EU) 등 자국에 경제 제재를 가한 자칭 ‘비우호국가’를 상대로 자국 제품·원자재 수출을 통제하는 조치를 발표했으나 국내 기업의 무역·투자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수출 금지 및 제한 조치'의 상세 리스트 수출 금지 명단에는 반도체 소자, 전자IC 등 219개 품목이 담겼다. 이들 품목은 러시아 연방에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카자흐스탄·벨라루스·키르기스스탄·아르메니아), 압하지야, 남오세티아를 제외한 모든 국가로 수출이 금지된다. 또한 러시아 산업통상부, 천연자원환경부 등 5개 부처에서 관리하는 281개 품목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도 시행됐다. 여기에는 기존 수출 금지 219개 품목에 물리·화학 분석용 기기, 광학 현미경, 사진기, 공구 등 56개 품목이 추가된다. 다만 이번 수출금지 조치에서 러시아 영토를 원산지로 하는 상품은 제외된다. 러시아를 단순 경유하는 물품이나 해외에 있는 러시아 군대 활동 보장을 위한 수출, 개인에 의해 수출되는 개인용 상품 등은 예외다. 러시아의 수출 금지 및 제한 조치의 적용 기간은 오는 12월31일까지다.  업계는 219개 품목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는 러시아에서 이전에 수입한 제품·장비에 대한 재반출을 금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러시아 현지 및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수출 제한 조치(281개 품목)는 러시아에서 EAEU회원국, 압하지야, 남오세티아로의 수출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러시아 현지 우리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러시아 거점 완성품 생산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 남은 상태다. 또 러시아산 수출품에 대한 추가 제재가 이뤄질 경우 미칠 파장도 고려해야한다. 김바우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특히 세계 원유 수출의 12%, 천연가스 수출의 7%를 차지하는 러시아가 향후 제품 수출규제 범위를 원자재 분야로 확산하는 상황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러시아 ‘수출 금지 및 제한 조치’의 상세 리스트 국문 번역본을 배포하고 러시아 수출 규제와 관련해 우리나라 기업이 제기하는 애로사항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무역협회 긴급애로대책반’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