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으로 ‘공동망 구축’ 떠올라…주파수 추가할당은 갈등 속 보류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5G 통신 상용화 4년차에도 지속되는 속도 문제의 핵심은 기지국 수 부족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월 2000만명을 돌파하고 올해 2월 2228만2967명을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3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지난해 기준 801.48Mbps로 전년보다 약 16% 이상 증가했고, 같은 기간 5G 커버리지는 5409.3㎢에서 19044.04㎢로 3.5배 이상 확대됐다.
그러나 이 같은 가입자 및 커버리지 확대에도 5G 품질 불만은 햇수로 4년차인 5G 시대에 지속되고 있다. 일부 5G 서비스 범위를 벗어난 장소에서는 LTE로 전환돼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거나 끊김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실내공간에서 5G 통신이 안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해 소비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2020년 기준 5G 소비자 피해 가운데서는 통신불량 등 품질 관련 피해가 4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업계에서는 5G 품질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기지국 부족을 꼽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워회 황보승희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통신3사가 구축한 5G 기지국 수는 20만2903개로, 전국 LTE 기지국의 23% 수준이다. LTE와 5G는 기지국 카운팅 방식이 달라 직접 비교는 어려운 면이 있지만, 5G가 주파수 특성상 LTE보다 기지국을 훨씬 촘촘히 깔아야 함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통신3사의 설비투자(CAPEX) 규모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3사의 누적 CAPEX 금액은 8조2005억원으로, 전년보다 745억원 감소했다. 통신3사는 지난해 11월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과 만난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연말까지 지난해 설비투자(8조3000억원)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행되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정부와 통신3사는 ‘공동망’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공동망은 통신사끼리 무선통신시설을 공동 이용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A 통신사가 5G 망을 구축했을 때 B 통신사는 망을 구축하지 않아도 A 통신사 망으로 서비스 할 수 있게 된다. 통신사들은 설비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보다 빠르게 커버리지를 늘릴 수 있다.
특히 사업자들의 투자 요인이 적은 농어촌 지역이나 야외보다 훨씬 촘촘한 기지국 설치가 필요한 실내 지역의 경우 그동안 5G 커버리지가 미치지 못해 많은 불편을 낳았다. 이에 3사는 오는 2022년 농어촌 5G 공동로밍 커버리지를 교외지역까지 본격 확대하고, 실내 일반 건물까지 보다 촘촘한 5G 망 구축에 나서기로 합의한 상태다.
한편, 기지국 추가 확충에 통신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태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5G 주파수 추가할당’은 통신사간 갈등으로 번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월 5G 주파수 3.4~3.42㎓ 대역 20㎒ 폭에 대한 경매 할당을 진행하려 했지만, LG유플러스가 인접 대역 혜택을 누릴 것이라는 SKT와 KT의 반발로 방안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주파수는 5G 품질과 직결되는데, 통신3사간 이해관계 마찰로 인해 현재 어느 통신사도 추가 주파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국민 편익을 위해 주파수 추가 할당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지만, SK텔레콤과 KT는 형평성에 따라 추가 할당을 더 하거나 할당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서며 갈등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추가할당에 앞서 기지국 확충이 어느 정도라도 선행돼야 5G 품질 논란이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