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7일부터 11일까지 4박5일간 베트남을 국빈방문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일정은 경제외교의 외연을 확대하는 ‘세일즈 정상외교 행보’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취임 후 세 번째 공식방문지로 베트남을 택한 것은 동북아 주요국에 편중돼 있던 우리의 외교 무대를 신흥경제권으로 부상 중인 동남아로까지 확대하는 의미가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공식일정 둘째날인 8일 한복·아오자이(베트남 전통의상) 패션쇼와 한·베트남 경제협력 만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양국 기업인뿐만 아니라 지방성의 당서기 및 인민위원장(시장) 등이 참석해 인·허가 관련 사항 등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어 9일에는 호찌민 주석 묘소 헌화로 시작, 상 주석과 공식환영식, 정상회담, 국빈만찬 등을 가질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상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남아 평화협력 구상, 양국간 경제 및 교류협력 강화, 지역 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의 내실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다양한 개발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할 예정이다.
다음날인 10일에는 호찌민시로 이동, 레 탄 하이 호찌민시 당서기와 레 황 꿘 호찌민 시장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다. 동포간담회와 현지 진출기업(한세베트남) 시찰 및 기업인 간담회도 갖는다.
호찌민시는 1800여개의 우리 기업과 8만5000여명의 교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다. 한국 정상의 호찌민시 방문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9년만으로 동남아 최대의 교민 거주지이자 베트남의 경제중심지라는 점을 감안해 이뤄진 것이다.
청와대는 “이번 방문은 박근혜정부의 세일즈 정상외교가 본격 가동되는 계기”라며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로 급부상한 동남아에 우리가 부여하는 중요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우리나라의 6번째 교역국인 베트남시장에 보다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애로 사항을 해결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형 원전이 베트남 제3원전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전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응웬 신 흥 베트남 국회의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한국이 베트남 원전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그는 “베트남이 원전산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이 원전 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안전요건 강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한국이 베트남 원전산업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호찌민시 방문을 끝으로 11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역대 정상은 김영삼 전 대통령 이래로 임기 중 한 차례씩 베트남을 방문한 바 있으며 국빈방문은 김영삼·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