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산업계 새 금싸라기 땅, ‘인도・태평양’ 경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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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산업계 새 금싸라기 땅, ‘인도・태평양’ 경제 급부상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2.05.12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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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공급망 교란 속 인태지역 생산거점 대안으로 떠올라
서방 대중 견제하며 인도에 러브콜…인도, 샤오미 제재 상황 교차
인도 제조 투자유치 인센티브 확대해 삼성전자 등에 기회

 
글로벌 공급망 교란 속 인도·태평양 경제의 대안적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 당시 인도 대사와 악수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공급망 교란 속 인도·태평양 경제의 대안적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 당시 스리프리야 란가나탄 주한 인도 대사와 악수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중국・러시아 등 기존 공급망 혼란 속에 인도・태평양 경제가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10월 중국을 견제하는 의도로 처음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꺼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터져 반중・러 기조가 심해지면서 인태지역의 매력도가 상승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중 갈등의 연장선으로 대중 견제동맹 강화 목적에서 출발한 IPEF에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에서 비화된 탈중국 현상까지 더해지고 있다. 서방이 러시아를 제재하는 와중에 중국이 친러관계를 계속 유지하자 글로벌 기업들이 탈중국 행보를 보이는 양상이 번진다.
지난 4월 중국의 수출은 2736억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3.9% 증가했다. 성장은 유지했지만 전달 14.7% 성장률보다 10%포인트 이상 수치가 떨어졌다. 중국 우한 코로나19 발병 사태가 한창이던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기도 하다. 코로나19 방역 봉쇄 조치로 생산과 물류 부문 차질이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게다가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에 대해 공급망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글로벌 기업들의 주문 감소까지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급망 교란 탓에 중국의 수출 부진이 이어지며 주문량이 인도나 베트남 등 신흥국으로 옮겨질 것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특히 인도는 대중・러 연대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는 미국이 추진 중인 IPEF의 핵심 파트너 국가이며, 미국·일본·호주와 함께 인태지역 4개국의 대중국 안보협의체인 쿼드를 구성하고 있는 회원국이기도 하다. 애플은 이런 인도에서 아이폰 신제품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기존 중국에서 생산 대부분을 할당했지만 주요 생산 공장인 폭스콘이 중국 내 방역 이슈로 가동 차질을 빚는 등 공급망 다각화의 필요성이 높아져서다. 최근 인텔도 인도 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도 정부의 적극적 투자유치 지원을 받아 현지 공장설립에 나섰다는 전언이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들에게도 인도를 중심으로 하는 새 공급망 구도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기회가 엿보인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중국 현지 생산력을 베트남으로 분산해 공급망을 다변화해온 흐름에서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새 거점국가로 부상하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인도 내 TV, 생활가전, 스마트폰 생산법인과 관련 연구개발(R&D)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나아가 최근 인도 정부에 5G・4G 통신장비 제조 관련 인센티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역내 네트워크 생산 투자도 늘릴 것이 예상됐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둘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줄곧 인도시장 1위를 유지해오다 최근 6개월간 중국 샤오미에 정상을 내줬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삼성전자는 다시 인도시장에서 수량과 판매액 모두 1위를 탈환했다. 톱5 내 후순위 업체는 샤오미를 포함해 모두 중국업체들이라 한중 경쟁 구도가 겹쳐진다. 최근 샤오미는 인도에서 불법해외송금이슈로 9000억여원을 현지 당국에 압수당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됐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의도로 인도에 대한 정치적 러브콜을 보내는 기류와 미국이 중국 IT기업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인도가 중국 기업과 마찰을 빚은 상황이 교차한다. 한국이 IPEF에 참여하고 핵심 파트너국인 인도와 더 밀접해지면 삼성전자 등 현지 진출 기업도 유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인도 정부는 글로벌 제조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유치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삼성전자 등의 전자기기 외에도 국내 다양한 업종의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백색가전제품과 고효율 태양광 모듈, 드론과 전기차에 대한 인센티브 계획을 추가했다. 향후 로봇공학, 자동화 산업 등에까지 인센티브를 적용할 계획도 갖고 있다. 다만, IPEF에 인도가 참여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 미국이 제안한 공정하고 회복력 있는 무역, 공급망 회복력, 인프라・청정에너지・탈탄소화, 조세・반부패 등 IPEF 의제 중에서 중국을 견제할 의도만 다분하고 참가국의 구미를 당길 통상적 실리가 부족하다는 시각이 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인도가 다소 미온적 반응을 보여 참여 여부는 아직 불확실해 보이는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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