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70년대 석유파동 이후 50년 만에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고물가 지속) 경보가 울리는 등 경제적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는 강력한 규제 개혁과 경제사회 구조 개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 경제는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구조적 위기에 봉착해 있다”며 “그간 정부의 과도한 규제와 시장 개입, 경제 사회 체질개선 지연 등으로 민간 활력과 성장 잠재력이 크게 저하되고 시장의 분배 기능도 약화되면서 문제가 더욱 고착화,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어 “최근에는 고물가에 따른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어제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 회복세 둔화와 물가의 큰 폭 상승이 전망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며 “이러한 구조적·복합적 위기를 돌파하고 저성장 극복과 성장, 분배 선순환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경제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추 부총리가 설명한 패러다임 전환은 △규제·세제의 과감한 개편 △공공, 노동, 교육, 금융, 서비스 등 5대 부문 구조 개혁 △디지털 전환과 인구 구조 변화 등에 대한 선제적 대응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강화와 계층 이동 사다리 복원 △물가와 민생 안정 및 대내외 리스크 관리 등으로 요약된다. 그는 이런 내용을 내주 발표할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담겠다고 했다.
특히 추 부총리는 “이번 경제정책방향의 핵심 어젠다 중 하나는 규제 혁신”이라며 “규제 혁신은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새 정부의 핵심 과제로 역대 정부에서 누구도 개선하지 못했던 어렵고 복잡한 규제를 이번에야말로 해결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직접 이달 중 출범할 경제분야 규제혁신 TF 팀장을 맡아 중요 과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1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개발과 시장 확대 관련 규제 32건을 개선하는 내용의 '중소·중견기업 혁신활동 현장애로 해소방안'을 확정했다.
한편, 전날 OECD는 올해 OECD 국가들의 평균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했던 4.4%에서 8.8%로 올리고, 내년 물가상승률도 6.1%로 전망하며 인플레이션 중장기화 가능성을 예고했다. 또한 세계 경제 성장률도 4.5%에서 3.0%로 1.5% 포인트나 낮췄다. 같은 날 세계은행(WB) 역시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 1월 제시했던 4.1%에서 2.9%로 크게 낮추면서 세계 경제가 1970년대식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을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