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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국민의 소방업무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물론 대형화재에 대한 화재진압, 교통사고에 의한 구조활동, 응급환자에 대한 구급활동이 주 임무인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소방관들은 긴급 상황에 대한 소방활동과 더불어 비 긴급 상황(생활안전활동)에 대한 업무도 실행하고 있다.
생활안전활동이란 환자나 노약자가 없는 상황에서의 문 개방, 엘리베이터 개방, 동물구조 등을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안전이란 육체적인 안전뿐만 아니라 정신적, 심리적 안전도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이 생리적 욕구와 안전 욕구는 인간의 생존에 있어서 가장 우선시 되는 욕구이고 이러한 욕구들이 충족돼야 더 진보적인 욕구(사회적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를 추구할 수 있다고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에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원론적으로 보면 긴급, 비 긴급을 포함한 모든 소방활동은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주된 소방업무는 화재진압이었으나, 사회구조와 자연환경의 변화로 인해 다양한 인적ㆍ자연재난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는 1983년에 구급업무, 1988년에 구조업무가 소방업무로 편입되었다.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비응급 소방활동을 수행했지만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상황에 따라 신고단계에서 비응급 서비스를 거절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를 만드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큰 실효성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에 따라 당국에서는 비응급 생활안전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제도화하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고 2012년 소방방재청훈령에 의거 ‘119생활안전대 편성ㆍ운영에 관한 규정’이 제정되고 공식적으로 시행됐다.
사명감 하나로 사는 한 명의 소방관으로서 작은 바람이 있다면 소방관들과 소방업무에 대한 인식이 조금 더 제고됐으면 하는 것이다.
특히 화재나 교통사고 등이 아닌 비응급 서비스(문 개방, 동물구조, 승강기구조 등)를 ‘소방관들이 잡일 한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이 있다.
이러한 인식은 소방관들이 비응급 서비스(생활안전활동)를 실시하게 된 배경을 잘 이해하지 못해서인 것 같다. 국민이 소방당국에서 하는 다양한 업무를 조금 더 이해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업무라는 숭고한 가치가 조금 더 제고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