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강소슬 기자] 코로나19 이후 악재를 거듭중인 면세업계가 큰손인 유커(중국인 관광객)와 단체관광객의 대거 유입 기대감에 술렁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업계는 면세한도가 확대되면서 내국인 손님이 늘고 있지만, 매출액은 제자리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에 따라 면세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중국 단체 관광객과 따이궁(代工厂·보따리상)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면세점 매출은 전월 대비 14.6% 감소한 1조247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엔데믹 전환이 시작된 4월 이후 이어온 상승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외국인 객단가가 크게 낮아진 것이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다. 중국 봉쇄조치 영향으로 1인당 구매단가(객단가)가 높은 중국 따이궁의 방문과 구매액이 줄어들었다.
국내 면세점 방문자 수는 지난 7월 외국인 이용객은 13만명을 넘기며 전월 대비 2만명 이상 증가했지만, 외국인 매출은 1조1168억원으로 전월 대비 16.1% 감소했다.
코로나 이후 한때 3000만원 이상까지 치솟았던 외국인 객단가는 큰 폭으로 떨어져 지난 7월 외국인 객단가는 831만원을 기록했다.
면세업계는 중국 대신 동남아 단체 관광을 잇달아 유치하는 등 외국인 개별 관광객으로 다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동남아 관광객 객단가가 중국 관광객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다 보니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현재 따이궁의 수수료율은 강북 지역 점포가 10%대, 강남은 20%대 수준이다. 따이궁의 수수료 인하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대거 유입 없이 면세점은 코로나19 이전의 실적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올해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따이궁에 대한 중국 정부의 출입국 관리자 강화됐고, 자국 면세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가 더해져 한국 면세업계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객단가 높은 중국 따이궁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겨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월 1000회 이상 운행됐던 한중 항공노선이 코로나19 이후 주 4회로 줄었다. 면세업계는 정부가 국제선 정상화를 위해 중국 당국과 실무 협의해 노선 확대 운영되고 중국 봉쇄조치가 풀리길 기원하고 있다.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의 방한은 2020년 1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가 확인된 이후 중국 최고지도부의 첫 해외 출장이다.
면세업계는 리 위원장이 해외 출장을 나간다는 것을 두고 중국의 방역 정책이 완화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리 위원장의 한국 방문은 사드 사태로 중단됐던 고위급 교류 재개라는 의미도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면세한도 상향을 했지만, 내국인 매출 비율은 전체의 약 10%에 불과하고 고환율까지 겹쳐 실적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대만, 반도체 등 이슈로 우리 정부와 중국 정부 간 외교 마찰이 반복되고 있지만, 리 위원장 방한 이후 규제 완화로 이어져 업계에 호재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