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올해 백화점에서 2분기 연속 역신장을 거듭하던 수입 화장품 매출이 3분기 들어 첫 증가세를 보이며 반등에 성공하는 등 소비심리가 회복될 기미를 보여 하반기 국내 화장품 업계에 순풍이 돌지 주목받고 있다.
소비심리 회복 기미, 잇단 파격 행보
중저가 경쟁 심화 등 아직 ‘시기상조’
3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올해 1·2분기 수입 화장품 매출은 각각 3.4%, 2.8% 지난해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지만 3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상승했다.신세계백화점에서 올해 8월까지 전체 화장품 매출 증가율은 2%대에 그쳤지만 9월에는 9.2% 급증했다.이에 주요 국내 화장품업계는 소비심리가 회복되는 하반기에 실적 개선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국내 화장품 업계 1위인 LG생활건강은 업계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중국인 관광객 등 해외 공략과 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실적 타개에 나섰다.LG생활건강 한방화장품 브랜드 ‘후’는 증가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공략해 올해 상반기 면세점 매출을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0% 증가, 7~8월 여름 휴가철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끌어올렸다.LG생활건강은 또 올해 2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0% 성장한 490억원의 해외 매출을 기록한 자사 중저가 브랜드 ‘더페이스샵’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그동안 LG생활건강은 현지 업체와 해당 지역 내 사업권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대신 로열티를 받는 마스터프렌차이즈 형태로 운영하던 중국 ‘더페이스샵’을 올해 7월부터 유통업체 ‘포샨’과 공동출자 방식인 조인트벤처 형태로 계약을 변경하고 중국 사업 관여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LG생활건강은 허브화장품 ‘빌리프’가 지난해 대비 58%의 고성장을 유지하고 와인 관련 화장품인 ‘다비’ 등 신규브랜드들이 백화점 매장 확대로 인해 하반기에도 해외 매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저가브랜드인 ‘에뛰드’와 ‘이니스프리’에 주력하고 있다.색조(메이크업) 화장품 분야에서 10~20대 여성을 집중 공략한 에뛰드는 2010년 이후 매출이 매년 30% 이상 증가하고 있고 이니스프리도 2010년 이후 매출이 해마다 60% 이상 성장하고 있다.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중저가 브랜드의 경쟁심화로 하반기 국내 화장품 업계 실적 개선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더페이스샵, 에이블씨엔씨(미샤),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지난해 매출 중저가 상위 4개 화장품의 올해 상반기 총 매출은 654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지만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4사 총 영업이익은 1% 증가에 그쳤다.또한 해외시장에서도 여전히 투자의 단계라는 점에서 외형확대에 비해 영업이익 증가에는 이른 감이 있다.특히 업계 내에서는 주요 공략지인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 론칭 비용, 지속적인 브랜드 마케팅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해 내년까지는 투자 기간으로 잡고 있어 이익률이 급격하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업계는 고가 화장품 시장의 부진과 저가 화장품 시장의 과잉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결국 빠른 해외 시장 안정화로 성장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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