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민·관, 美·유럽 대응에 총력…공급망 분산에 대응 노력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미국과 유럽이 각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글로벌 ‘공급망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한국 민·관이 합심해 공동 대응에 적극나서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은 ‘핵심원자재법’(CRMA) 도입을 추진 중이다. CRMA의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진 않았지만, 사실상 북미산 전기차 등에 혜택을 집중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사한 방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오는 2030년까지 중요 광물 원자재 수요가 500%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CRMA 추진을 핵심 정책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의 IRA와 마찬가지로 중국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내 관련 업계와 정부 차원의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8월 IRA를 시행하면서 그간 전기차에 지급하던 1000만원가량의 보조금 수혜 대상을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로 제한했다.
이에 한국 민·관이 합심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대한상의에서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포스코케미칼, 한화큐셀, 씨에스윈드, SK머터리얼즈 등 8개 기업, 유관 협회와 함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 민·관 합동 간담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IRA법 개정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상·하원에 각각 발의된 개정안(전기차 세액공제 요건 3년 유예)을 중심으로 관련 활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 초에는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들이 미국에 방문해 미 의원들과 접촉할 예정이다.
국내 업계는 IRA 내 여러 분야에 걸친 인센티브 조항에 따라 대규모 혜택(미 정부 추정치 : 10년간 500조원)을 기대하고 있으며,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대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적극적인 마케팅과 함께 조지아 등 기존 내연기관차 공장에서 전기차 혼류 생산 검토하고 있다. 시장확보를 위해 미국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3사는 투자 및 생산 세액공제를 최대한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반도체업계도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의존도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양사는 중국 시장의 생산시설과 판매량을 미국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 역시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있어 한국 기업들을 키플레이어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SK실트론CSS의 미국 반도체 웨이퍼 공장을 직접 방문한데 이어, 최근 유럽 각국 정상들이 잇달아 한국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고 반도체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좌우명 : 꼰대가 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