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환경‧건강 트렌드 등 영향…‘쁘띠 상품’ 수요 증가
외식물가 오름세에 ‘RMR’ 인기…연말 홈파티 수요도 흡수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식품업계가 ‘생존 키워드’를 새롭게 정립했다.
1일 유통‧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소식(小食), 외식 대체’ 등이 소위 ‘팔리는 상품’들의 공통점으로 꼽힌다.
한때 ‘먹방’, ‘대식가 인플루언서’ 등이 SNS에서 이목을 끌며 관련 마케팅이 쏟아졌지만, 지속된 물가 상승 여파에 절약 트렌드가 떠오르며 ‘소식좌 마케팅’이 주목 받고 있다. 소식좌는 방송에서 유명 연예인들의 소식 관리 습관이 공개되며 생긴 적게 먹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다. 1인 가구 증가, 환경을 생각해 쓰레기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증가 등 다양한 요인으로 미니사이즈 상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 늘고 있다.
GS25는 ‘쁘띠 컵밥’ 콘셉트의 도시락 2종 ‘치즈불고기컵밥’과 ‘치킨마요컵밥’을 출시했다. 기존 도시락 메뉴의 중량 대비 절반 이하인 200g 내외로, 가격도 김밥 한 줄 가격인 2300원으로 구성했다. 1개 도시락을 두세 끼로 나눠 먹어야 했던 소식좌들의 특성을 반영해 일반 도시락 용기보다 비교적 보관이 용이한 컵밥 용기를 별도로 개발해 적용했다.
신세계푸드의 ‘올반 훈제오리 슬라이스’는 제품 포장을 1인 분량에 맞춰 180g씩 소포장한 제품으로, 보관이 편리하고 남은 고기를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였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이후 소용량 패키지 간식을 선호하는 소비 패턴을 반영해 서울우유 치즈를 사용한 1인 간편식 ‘서울피자관 미니피자’를 선보였다.
롯데제과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는 기존 아이스크림 케이크의 크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를 위해 미니 사이즈 제품을 내놨다. ‘글라세 타르트 케이크’는 직경 7~8㎝ 크기의 미니 아이스크림 케이크로, 성인 어른의 손바닥만한 크기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0.00’의 소용량 버전인 240mL 캔 제품을 출시하며 용량 다변화에 나섰다.
RMR(레스토랑 간편식)도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다. 치솟는 외식 물가에 집에서 맛집 메뉴를 합리적 가격으로 즐기려는 니즈가 불어난 영향이다. 여기에 연말시즌 ‘홈파티’ 수요까지 흡수하며, 식품기업과 유명맛집의 협업이 급증하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미쉐린 레스토랑 ‘봉밀가’와 협업해 선보인 ‘올반 봉밀가 프리미엄 RMR’ 3종(한우고기곰탕, 평양식 메밀국수 2종)의 최근 3개월(9~11월)간 판매량은 직전 3개월(6~8월) 대비 29% 증가했다.
GS리테일이 GS프레시몰에서 판매한 RMR 상품의 지난 10월까지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4.5% 신장했으며 품목수도 500여개로 늘어 RMR 상품이 냉동 간편 식품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엔 미식 큐레이션 플랫폼 ‘캐비아’와 손잡고 RMR 상품을 본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캐비아가 보유한 다양한 레스토랑의 브랜드와 레시피를 활용해 2023년 상반기 경 도시락, 즉석 먹거리 등 출시를 목표로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CJ제일제당은 유명 셰프의 한식 파인 다이닝을 간편화한 프리미엄 RMR브랜드 ‘비비고 셰프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에 협업한 ‘주옥’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3’ 2스타로 발효장과 식초를 활용해 사계절을 담아낸 요리로 유명한 한식 컨템포러리 레스토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트렌드 변화가 빠르게 이뤄져 소비를 주도하는 젊은층의 니즈를 수집 및 파악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며 “올해 들어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다양한 방송과 SNS에서 건강 및 소식 관련한 콘텐츠가 대두되자, 가성비 RMR, 미니멀·쁘띠 상품 등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