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월 6.1조 순매수…9년여 만에 최대
2월에도 '사자'...올해 누적 순매수 8조 넘어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지난달엔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상장주식 순매수 규모가 9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13일 발표한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주식(코스피·코스닥) 6조1460억원을 순매수했다.
월간 순매수 규모로는 2013년 9월(8조332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순매수 규모가 6조원대를 기록한 것도 2020년 11월(6조1250억원) 이후 처음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만 6조384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지역 순매수 규모가 1조621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룩셈부르크와 영국이 각각 1조5960억원, 948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순매도가 가장 많은 지역은 네덜란드(-1500억원), 캐나다(-1310억원) 등 순이었다.
전체 주식매매 규모는 유럽 지역이 3조4950억원, 미주 1조4940억원, 아시아 5490억원 등 순이었다. 외국인들의 총 보유 규모는 전월 대비 62조2000억원 늘어난 636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시가총액의 26.9% 수준이다.
지역별 보유 규모를 보면 미국이 260조원(외국인 전체의 40.9%)으로 최대였고, 유럽 191조9000억원(30.2%), 아시아 89조4000억원(14.1%) 등이었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상장채권 6조5680억원을 순회수했다. 지난해 12월(-4조310억원)에 이어 2개월 연속 순회수다. 순매도 규모는 3조5360억원이었고 만기상환 한 것이 3조320억원이었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순매도한 것은 지난 2019년 1월 1조6350억원 이후 37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편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쇼핑은 2월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실제 이들은 올해 1월 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8조1290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이 기간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곤 '사자' 행진 중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에 힘입어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한 가운데 중국 경기부양 기대감에 따른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이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면서 지난달 지수도 강세를 보였다"며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둔화, 중국 경기 반등, 미국 경기 부진이 제한되면서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