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투자심리 개선 조짐이 일고 있다. 동학개미들의 투자자예탁금이 올 들어 급격히 불었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중은행에서 빨아들였던 자금이 다시 위험자산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1조5217억원을 기록했다.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말(46조4484억원)에 비해 9.8%(5조733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초 50조원대로 올라서더니 이달까지 연신 증가세다.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 규모는 올해 초 79조원에서 지난 8일 기준 89조원대로 올라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채권 총 발행액은 59조470억원을 기록, 전월 대비 29.33%(13조3940억원) 늘었다. 개인 투자자는 이를 3조176억원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만기가 짧은 국고채나 기업어음(CP) 등 단기물에 투자하는 MMF 상품에도 자금이 몰렸다. MMF 설정 잔액은 지난달 말(190조5710억원)에서 열흘도 지나지 않은 지난 8일 206조5880억원으로 늘었다. 약 16조원 불어난 수준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지난해 주식시장 불황과 고금리가 겹치면서 은행 예‧적금으로 빠져나간 자금이 주식‧채권 투자시장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1월 말 기준 849조8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865조6531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두 달 만에 15조원 넘게 줄어든 셈이다.
은행 수신상품 매력도는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는 대부분 연 3%대 중반 수준으로 급전직하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은행 수신금리는 내렸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했던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수신 금리도 낮아진 상황이다.
1년 만기 기준 연 2%대 상품도 나오기 시작했다. 부산은행의 경우 지난달 평균 연 5%대 금리를 제공했던 ‘라이브(LIVE) 정기예금’ 1년 만기 최고 금리를 연 2.75%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대해 수신금리 경쟁 자제령을 내렸다.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면서 은행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주식이나 채권시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