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 STO 시장 잡자"…증권사 너도나도 플랫폼 개발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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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조 STO 시장 잡자"…증권사 너도나도 플랫폼 개발 진땀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2.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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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형 토큰발행 제도화 속도...증권사 새먹거리 부상
거래 인프라 구축 사활·조각투자社와 합종연횡도 활발
토큰 증권(STO) 제도화가 추진되면서 새 먹거리가 필요한 증권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토큰 증권(STO) 제도화가 추진되면서 새 먹거리가 필요한 증권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금융당국이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한 ‘토큰 증권(STO)’ 제도화에 나서면서 증권사들이 STO 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STO는 음원 저작권이나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자산의 권리를 잘게 쪼개 ‘토큰화’한 뒤 발행하는 증권이다. 혼자서는 매매하기 힘든 대형 빌딩에도 STO를 이용하면 여러 투자자들이 소액을 모아 투자할 수 있다. 실물 가치를 쪼개 소액의 ‘조각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장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지난 몇 년 새 다양한 플랫폼들이 생겨났다. 
음악 저작권료 수익에 조각 투자하는 ‘뮤직카우’,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 ‘카사’, 고가의 미술품에 조각 투자하는 ‘테사’ 등이 대표적이다. 송아지의 지분을 취득해 한우에 조각 투자하는 ‘뱅카우’가 2020년 설립됐고, 최근에는 국내 영화·드라마·웹툰 등 K콘텐츠, 명품시계, 와인 조각투자 플랫폼도 등장했다. 여기에 이제는 제도적 기반까지 마련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앞서 5일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발표하며 STO를 전자증권법상 증권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누구나 STO 발행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원활한 유통을 위해 장외투자중개업 인가를 신설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관련 TF까지 구성하고 증권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STO가 제도권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새로운 투자 기회의 장이 열리게 된 셈이다. 2022년 7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발행된 증권형 토큰의 시가총액은 약 23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STO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사실상 투자자산의 다양화라는 관점에서 STO시장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의 시작과 본질은 중개여서 STO는 이러한 증권사의 핵심 취지에 적합한 상품”이라며 “주식 뿐만 아니라 부동산, 골동품, 미술품, 인프라, 선박, 비행기 더 나아가 무형자산까지 조각 투자가 가능하고 거래가 합법화된다면 상품 공급 및 거래의 핵심은 증권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에 증권사들은 너도나도 STO 신규 투자자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조각투자 및 블록체인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투자하는 것을 넘어서 인수까지 추진하는 등 협업 체계 강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향후 경쟁 구도 형성도 주목된다.
KB증권과 키움증권은 금융당국의 STO 발행·유통 허용에 발맞춰 올해 상반기 각각 자체 플랫폼과 거래 시스템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KB증권은 SK C&C와, 키움증권은 한국정보인증·페어스퀘어랩과 협업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11월부터 플랫폼 개발에 돌입해 핵심 기능 작업을 마친 상태다. 특히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은 유리한 영업 구조를 갖춘 만큼 카사를 비롯해 음원저작권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 등 8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중 모바일트레딩시스템(MTS) ‘영웅문’에서 STO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면서 STO 유통 플랫폼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연내 STO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인 신한투자증권은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자회사인 ‘람다256’, 합자 법인 에이판다파트너스와 손잡았다. 직접 조각투자 플랫폼 인수를 추진하는 증권사도 있다. 대신증권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인 카사코리아의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이달 중 인수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2021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관련 인력을 늘리고 조각투자 플랫폼들과의 업무협약(MOU) 등을 통해 올해 3분기(7~9월) ST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한국토지신탁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STO 플랫폼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외에도 부동산·미술품·수집품·음원 등의 조각투자 기업들과 증권사들과의 합종연횡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은 키움증권·SK증권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한국투자증권은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하나증권은 소유의 계좌관리기관으로 참여 중이다.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는 열매컴퍼니는 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신한투자증권·SK증권과 협업하고 있다. 서울옥션블루의 미술품 기반 투자 플랫폼 소투는 신한투자증권·KB증권과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투게더아트의 미술품 투자 서비스 아트투게더도 NH투자증권과 함께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도 증권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을 거로 보이면서 증권사들로서는 신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 STO의 합법화를 기다리면서 핵심 서비스 개발을 완료한 증권사들도 있어 조만간 고객들이 이를 체험할 수 있는 모델이 계속 발굴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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