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동의안 281명 참여…찬성 160명·반대 99명·기권 22명·무효 0명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회는 30일 거대 양당 체제의 선거제 개편을 위해 국회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전원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정치 개혁의 첫걸음을 뗐다. 여야는 국회의원 300명이 선거제도 개편 관련 3가지 안에 대해 토론을 벌여 단일안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 체포동의안이 이날 본회의 무기명 표결을 거쳐 가결됐다. 국민의힘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사실상 당론으로 정하며 가결을 주도한 만큼 향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첫 전원위를 개회했다. 국회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가 열린 것은 2004년 '국군부대의 이라크 전쟁 파견 연장 동의안' 논의 이후 약 20년 만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선거제 개편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며 빠른 시일 내 결실을 이뤄내자고 독려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헌정사에 길이 기록될 중대한 역사적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 개혁을 위한 첫걸음은 선거제도 개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승자독식 따른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넘어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뿌리내릴 수 있게 협치의 제도화를 이뤄내자"며 "숙의·집중·신속을 운영 원칙으로 삼아 집중해서 깊이 토론하고 4월 안엔 결론 내리자"고 말했다.
선거제 결의안에는 국회의원 정수 300명을 유지를 전제로 국민의힘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도농복합형)+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와 더불어민주당이 제안한 △소선거구제+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총 세 가지 안이 담겼다.
전원위 의장은 김영주 국회 부의장이, 여야 간사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전원위는 오는 4월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토론을 벌인다. 의원들은 4월 10일 비례제, 4월 11일 지역구제, 4월 12일 기타 쟁점을 각각 토론한다. 4월 13일에는 종합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토론 시간은 의원당 7분으로 예정됐다.
본회의에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도 이뤄졌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하 의원 체포동의안을 무기명 비밀 투표에 부쳐 재석 281명에 찬성 160명, 반대 99명, 기권 22명, 무효 0명으로 가결했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 가결 요건이다.
이날 투표는 가결 전망이 우세했다. 여야 모두 당론 없이 자율 투표에 임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사실상 '찬성'으로 당론이 모아지면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당론으로 따로 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불체포특권 포기가 당론과 진배없는 상황임을 감안해 달라"고 강조했다.
여당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당론으로 정한 배경에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방탄 국회' 프레임을 더 공고히 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이 하 의원의 체포안 가결에 주도적인 모습을 보임에 따라 향후 이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는 강해질 전망이다.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하 의원은 체포동의안 가결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게 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은 민주당 반대표로 부결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