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한목소리
국군포로, 납북자 ‘특수가족’으로 만나
[매일일보=특별취재팀] 이명박 정부 첫 남북교류사업인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6일 오후 3시께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시작된 가운데 둘째날인 27일에는 오전 9시부터 개별 상봉, 공동 중식, 온정각 앞뜰에서의 야외 상봉 등을 통해 이산의 한을 달랜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우리 측 방문단 97명과 동반가족은 26일 오후 3시께 북한 가족들과 단체 상봉했으며, 현재까지 별 다른 특이사항 없는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남측 이산가족 97명은 26일 북한에 살고 있는 가족 228명과 60여년만에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이번 상봉행사에선 특히 국군포로 한 가족과 납북자 두 가족이 '특수 이산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만났다.북측 국군포로 이쾌석씨(79)는 남한의 동생 정호(76)·정수씨(69)와 만났다. 1987년 1월 납북된 동진호 선원 노성호씨(48)는 남측 누나 순호씨(50), 역시 동진호 선원이던 진영호씨(49)도 남한에 있는 누나 곡순씨(56)와 각각 상봉했다.납북 어부 노성호씨는 남한 누나 순호씨에게 "여기 와서 장가도 가고 대학도 나오고 이렇게 잘 살고 있다"면서도 "한 시도 고향 생각, 누나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하자, 순호씨는 "옛날 모습 그대로네"라며 동생의 얼굴을 쓰다듬었다.이번 상봉 행사 가운데 최고령자인 정대춘씨(95)는 북쪽의 막내 아들 완식씨(68)와 손자 명남을 만났다. 아들 완식씨는 "서울에 잠시 갔다 오신다더니 왜 이제 오셨어요"라며 눈물을 쏟았다.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는 작년 7월 완공됐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 이후 빈 건물로 있다가 이번에 처음 가동됐다. 단체 상봉 뒤 이산가족들은 금강산 호텔에서 북측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 장재언 "비극의 역사적 과제, 우리 민족끼리 풀어야" =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을 맞이한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위원장은 "민족이 갈라져 살고있는 비극의 력사(역사)는 더이상 지속되지 말아야 하며, 이 력사적 과제는 우리 민족끼리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환영만찬 자리에서 "세월은 소리없이 가고 산천은 몰라보게 변해도 날이 갈수록 잊을 수 없고 더해만 가는 것이 혈육에 대한 그리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위원장은 이어 "혈육들의 이 마음은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로 이어져야 하며 이것은 하나의 거세찬 대하가 돼 그 무엇으로써도 가록 막을 수 없게 도도히 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군포로, 납북자 ‘특수가족’으로 만나
장 위원장은 또 "금강산의 1만2000천 봉우리가 하나가 되어 자기의 아름다움을 세세년년 빛내고 있듯이 7000만 우리 겨레가 힘을 합쳐 통일의 대문을 열어 나가자"면서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리행(이행)만이 여러분들의 앞날을 담보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유종하 "이산가족 문제, 근본적인 해결 방안 만들 시기"
대한적십자 유종하 총재는 이에 대해 "이제는 남북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만들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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