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분할정리로 매각가 조정 기대…업계 “여전히 비싸”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번번히 실패했던 롯데카드 매각이 재개할 것이란 말들이 나온다. 롯데카드는 업계 5위로 매력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롯데카드를 인수한 곳이 단숨에 시장 포식자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하나금융과 KB금융지주 등 금융그룹사가 롯데카드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최근 맥쿼리자산운용에 롯데카드의 자회사 로카모빌리티를 매각했다. 양사는 로카모빌리티의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계약상 맥쿼리자산운용은 로카모빌리티의 지분 100%를 4000억원에 웃돈까지 얹어 인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매각하기 위한 자회사 분할 매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이번에 매각한 로카모빌리티와 롯데파이낸스베트남 등은 연초부터 분할 매각 대상으로 꼽혔다. 이처럼 자회사를 쪼개 팔 경우 몸통인 롯데카드 매각가를 2조원대로 낮출 수 있다. 유력한 매수자로는 하나금융과 KB금융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실시한 롯데카드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매각가(3조원) 과도하다고 판단해 물러난 바 있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재도전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는, 카드업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공략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를 인수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경우 단숨에 중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 하나카드의 점유율은 전업카드사 9곳 가운데 8위다. 지난해 하나카드 당기순이익은 2021년 대비 580억원 가량 줄어들어 사업 변곡점도 필요한 상황이다. KB금융의 경우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업계 1위에 오른다. KB금융의 국민카드와 롯데카드의 지난해 점유율을 합산하면 24.4%다. 신한카드를 제치고 업계를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롯데카드의 몸값이 여전히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가 갖고 있는 롯데카드 지분(59.83%)의 매각가를 2조7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하며 납입한 금액(1조380억원) 대비 두 배가 훨씬 넘는 수준이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자본총계는 2조8901억원으로 MBK파트너스에 편입된 2019년 대비 19.6%가량 증가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