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구성 기준 마련…상생협력위원회 회의 불과 한 번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부당 내부거래, 사찰 등 가맹점주에게 불공정 행위로 지적을 받은 세븐일레븐이 상생협약기구 마련, ATM기 무료 송금서비스, 가맹점주 자녀 채용 등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불공정 행위가 근절될지 주목받고 있다.1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가맹 계약서상의 불공정 거래약관을 시정했다.
주요 시정 내용은 △일일 송금의무 위반 시 과중한 위약금 조항 △중도해지 시 과중한 위약금 조항 △임대료 증가분을 가맹점주에게 전가하는 조항 등이다.세븐일레븐은 가맹점에게 매출액 송금 지연 시 하루에 1만원의 송금지연 가산금을 부과해왔다.하지만 공정위의 시정 조치에 따라 세븐일레븐은 1일 미송금액에 대한 연이율을 20%로 대폭 감경했다. 이에 평균 송금액이 100만원인 가맹점주가 30일을 미송금한 경우 위약금은 30만원에서 1만6440원(1일 548원)으로 줄어들게 됐다.계약 중도 해지 관련 조항도 기존의 10~12개월의 가맹수수료를 최소 2개월분(4년 경과)에서 최대 6개월분(3년 미만)으로 변경됐다.공정위 조치 외에도 세븐일레븐은 자체적인 상생방안을 마련했다.롯데백화점·롯데수퍼·롯데마트·코리아세븐 등 롯데그룹은 지난달 20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상생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롯데그룹과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4일 제1차 상생협력위원회를 열었다. 이들은 롯데그룹 중 가장 시급하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계열사로 세븐일레븐을 꼽고 적극적인 상생 방안 마련을 논의했다.특히 이번 상생협력위원회는 전국을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 경제민주화운동본부 등 시민단체와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가맹점주협의회를 비롯한 피해자모임도 참여해 실질적인 합의 내용이 주목을 받고 있다.세븐일레븐은 이 밖에도 롯데ATM을 운영하는 롯데피에스넷과 공동으로 오는 13일부터 매출자금 ATM무료송금 서비스를 시행한다.세븐일레븐 롯데ATM 사업은 동일 계열의 금융밴(부가통신)사업자에게 일감 몰아주기로 논란이 일었던 사업이었다.세븐일레븐은 최근 문제가 됐던 ‘사찰’에 대해서도 일선 영업직원들의 재발방지 교육과 문서화 시정조치 등을 진행했다.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처음으로 전체적인 큰 틀에서 소상공인·가맹점주와의 상생협약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28일 출시한 ‘꼬마김밥’이 광장시장의 ‘마약김밥’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상생협력위원회도 현재 1번 회의를 진행한 상태에서 향후 상생협약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들리고 있다.이동주 전국을살리기 정책실장은 “협의체가 아직 실무 회의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편의점업계 자체가 시행령이나 가맹사업법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항이 많아 롯데그룹과 코리아세븐이 테이블에 나오는 점주협의회에게 전향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상생협력위원회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일정이 잡히는 대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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