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통령실 '3국 간 전략적 공조 강화' 발표
中 봉쇄하는 '인·태 전략'에 韓 사실상 동참 재확인
北 핵·미사일 위협 관련해서도 3국 안보 협력 심화
中 봉쇄하는 '인·태 전략'에 韓 사실상 동참 재확인
北 핵·미사일 위협 관련해서도 3국 안보 협력 심화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3국 안보 협력 강화를 통한 '통합 억제'에 힘을 싣기로 했다.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패권 도전국 중국을 봉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에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이를 함께 견제하는 구도다. 아울러 3국 장상은 북한의 핵 위협 등에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인·태 전략의 경우 사실상 미국 손을 들어주는 것이어서 대중국 전략 보완은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주요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3국 간 공조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 세 정상은 1월 기시다 총리의 미국 방문, 한일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를 마련한 3월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 4월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이번 달 초 기시다 총리의 한국 방문 이후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임을 상기했다. 이 대변인은 "정상들은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해서는 물론, 법치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질서를 공고히 하는데 3국 간 전략적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며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같은 3자 안보 협력,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한 3자 공조 강화, 경제 안보,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관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SEAN·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한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공동성명 대신 3국이 논의 내용을 각각 발표했다. 이날 대통령실 발표는 지난해 12월 윤 정부가 내놓은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 최종 보고서'를 통해 역내 위협 대응과 평화 추구에서 미국·일본과 이전보다 긴밀히 연대하겠다는 의미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한 3자 공조 강화' 언급으로 비춰볼 때 남북 관계와 동북아에 집중된 기존 외교에서 미국 쪽으로 한 발 더 떼면서 미중 패권 경쟁 한가운데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백악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용기 있게 노력한데 대해 찬사를 보낸다"며 "(한미일) 3국 파트너십과 인도·태평양이 더 강해지는 것은 여러분의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역시 "3국 정상은 북한의 미사일 경계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를 포함한 한미일 안보 협력, 인도태평양 협의 강화, 경제 안보, 태평양 도서국 관련 등 다양한 분야에서 3국 간 협력을 전진시키는 데 합의했다"고 언급했다. 그간 문재인 정부까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일종의 '균형 외교'를 중점으로 뒀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실리주의 관점에서 나온 전략이기도 했다. 이에 문 정부는 2021년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미국 쪽에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태 구상의 연계 및 협력'을, 2019년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중국 쪽에 한국의 신남방·신북방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의 연계 및 협력을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1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처음 공개한 '한국판 인·태 전략'은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 측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 모습이다. 미국이 중국 봉쇄와 견제를 위해 마련한 인·태 전략 명칭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윤 정부의 경우 미국과 중국 중 사실상 미국 쪽에 서겠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보여진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