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금융지주와 은행권이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를 대기하고 있다. 바젤3을 적용받아 자본으로 이식됐던 신종자본증권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추가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신용평가사에서는 냉각된 채권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금융권의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은 순풍을 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협 농협금융지주는 내달 4일 219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다. 이어 신한은행은 7일 3000억원, 경남은행은 26일 1000억원 콜옵션 행사를 예고했다. 이들 기업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추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필요하다. 콜옵션 행사하는 신종자본증권 물량이 바젤3 기준상 자본으로 인식됐다. 지금의 자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인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필수다. 실제로 농협금융과 경남은행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이달 중 최대 40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2190억원은 콜옵션을 행사하고 나머지는 지주사 운영 자금으로 쓰인다. 경남은행은 지난달 24일 최대 2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조달키로 결의했다. 경남은행은 연중 적절한 시기를 찾을 방침이다. 신종자본증권 추가 발행은 금융권에 중요하다. 최근 금융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자본확충 압박을 받고 있다. CS(크레디트스위스) 코코본드 전액상각 사태로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투자심리는 잔뜩 위축된 상황이기도 하다. 바젤3 기준서에 따르면, 채권이 은행의 기타기본자본(AT1)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환할 이유가 없는 영구채여야 한다. 만기가 없다고 해도 이자가 더 비싸지는 등 상환 이유가 있다면 영구성이 없다고 본다. 금융사들은 신종자본증권을 통상 5년마다 차환발행하고 조기상환(콜옵션 행사)하고 있다. 조기상환을 하면 자본적정성에 큰 변화가 없어 바젤3 상 자본에 편입된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나쁠 때는 은행이 차환 없는 상환에 나설 수 있다. 자본적정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셈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금융권의 자본적정성을 따져보면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문영 한국기업평가 금융3실 실장은 지난달 28일 ‘은행, 이중고의 파고를 넘다’라는 리포트를 통해 “BIS기준 자본비율 제고를 위한 신종자본증권 및 후순위채 발행 시장 경색, 강화된 자본규제 적용 등 보수적인 상황에서도 국내 은행은 BIS 기준 자본비율 관리에 유의적인 어려움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건부신종 및 조건부후순위 추가 발행에 따른 기본자본 또는 보완자본의 확충없이도 우수한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