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까지는 동결 기조 이어질 것”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11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하기로 했다.이 같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느린 경기회복과 대외 불확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3분기 성장률은 각각 1.1%다. 지표로 나타나는 경기 상황은 낙관적인 셈이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대비는 3.3% 증가해 2011년 4분기(3.4%) 이후 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10월 수출은 505억11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 470억8800만달러 보다 7.3% 증가했다. 10월 무역수지도 48억99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2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완만하나마 경기 개선 흐름이 나타나는 상황이라 기존의 중립 기조에 당장 변화를 줄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가계와 기업의 부채 문제 역시 금리 인상에 걸림돌이 됐다.한은의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의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은 지난달 2조8000억원 늘었다. 전달의 증가 규모(9000억원)보다 3배가 넘는 수치다.
이 중 가계대출 잔액은 10월 말 현재 474조4000억원(모기지론 양도분 제외)으로 집계됐다. 잠시 주춤했던 증가세에 다시 가속도가 붙은 것이다.기업대출도 한 달 전보다 4조1000억원 늘어난 63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474조6000억원으로 지난달 대비 2조8000억원 늘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준 금리 동결의 주요 요인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대표되는 금융시장의 ‘빅 이벤트’를 앞두고 대외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꼽고 있다.그간은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데다, 10월 고용지표가 기대 이상으로 나오면서 연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확산됐으나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지명자의 비둘기파적 내용을 담은 사전 연설문이 공개되면서 양적완화 축소가 상당 기간 늦춰질 것이란 전망에 다시 무게가 실리고 있다.이렇게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전망이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에서 금통위가 선제적으로 정책 변화를 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후년에 가서야 기준금리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권영선 노무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한은이 내년 4분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예상 밖으로 성장세·물가상승세가 크게 둔화하면 금리를 내릴 여지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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