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결 시 '방탄 정당' vs 가결 시 '정치 탄압' 무력화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다.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은 6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해 '자율 투표'에 맡긴다는 방침이지만 부결된다면 '방탄 정당'이라는 비판에, 가결 시 '표적 수사 용인'이라는 딜레마에 빠질 우려에 처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민주당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3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보고한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 재가를 거쳐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는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에 대해 당론이 아닌 자율 투표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가·부결 결과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 당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던 것과 달리 이번 표결에서는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돈 봉투 의혹에 이어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의혹'으로 도덕성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당이 치명타를 입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면 '방탄 정당' 이미지까지 굳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앞서 국민의힘 소속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시 여당 의원들도 대거 찬성표를 던지면서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점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노 의원과 이 대표의 경우 '정치 탄압'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두 의원 건은 사안이 다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이 대표는 '돈 봉투 의혹' 사건을 사과한 바 있다. 두 의원이 자진 탈당해 무소속이라는 점도 야당 의원들 선택에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번 표결이 가결될 경우 야당의 '정치 탄압' 논리가 자칫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돈 봉투 의혹' 사건과 관련해 당내 다수 의원이 수사받을 수 있는 만큼 추가 체포동의안에 반대할 명분이 사라지면서 일종의 방어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검찰은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10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계기로 검찰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30일 본회의 보고를 거쳐 6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어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갖고 있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 법원이 영장심사를 열 수 있다. 국회의장은 요구서를 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본회의를 열어 무기명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가결되면 법원은 영장심사 기일을 정하고, 부결되면 영장은 별도 심문 없이 기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