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의혹' 윤·이 의원 체포안, 내달 12일 표결 전망
과방위원장에 장제원 선출…민주 몫 6개 상임위 표결은 6월로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간호법 제정안은 본회의 재표결 결과, 예상대로 여당 다수 반대표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간호법은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아울러 '2021 전당대회 돈 동부 의혹'에 연루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보고 후 내달 12일 표결을 앞두면서 향후 두 사람의 신병 확보 여부가 수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회는 30일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다시 넘어온 간호법을 재표결에 부쳤다. 무기명투표로 진행된 표결에서 간호법안 재의의 건은 재석의원 289명 중 가결 178표, 부결 107표, 무효 4표로 최종 부결되며 폐기 절차를 밟게 됐다.
앞서 간호법은 민주당 주도로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직역 간 갈등 등을 이유로 해당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 이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지 42일 만의 '2호 거부권'이다. 양곡법 역시 지난달 국회에서 재표결했지만, 국민의힘 반대로 최종 부결되면서 법안이 폐기됐다.
당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야당은 재표결 강행을 예고했지만, 여당이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면서 간호법이 국회를 다시 통과할 가능성이 희박해진 바 있다.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법안이 다시 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하지만 113석을 가진 국민의힘이 대거 반대표를 던지면서 법안은 최종 폐기됐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돼 민주당을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보고됐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 재가를 거쳐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는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현행법이 아닌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갖고 있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 법원이 영장심사를 열 수 있다. 실제 체포동의안 표결은 다음 달 12일 본회의 때 이뤄질 전망이다. 가결과 부결 열쇠를 쥔 민주당이 별도 투표 방침을 정하지 않아 향후 표결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본회의 보고로 6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인 다음 달 12일 표결이 진행될 전망이어서 두 의원의 신병 확보 여부가 검찰 수사 속도와 방향 등에 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가결되면 법원은 영장심사 기일을 정하고, 부결되면 영장은 별도 심문 없이 기각된다.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해서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선출했다. 교체가 예정된 민주당 몫의 나머지 6개 상임위원장은 당내 이견으로 추후 선출하기로 했다. 장 의원은 무기명투표 결과, 총 투표수 282표 중 173표를 얻었다. 이날 함께 선출 예정이었던 행안위원장(민주 정청래), 교육위원장(민주 박홍근), 보건복지위원장(민주 한정애) 총 4곳의 보궐선거 안건은 민주당 요청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교체 예정인 상임위원장 인선을 마쳤지만, 본회의 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요 인사들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당내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지 않고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밖에 민주당은 교체 대상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3곳의 위원장도 6월 국회에서 선출할 계획이다. 이중 산자위원장의 경우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윤관석 위원장이 민주당의 탈당 요구에 수용 의사를 밝혔다. 환노위원장은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원내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결위원장은 민주당은 후보를 정해둔 상태지만, 국민의힘이 내부적으로 선정을 위한 시간이 필요한 이유로 6월 국회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원장 선출이 예정된 교육위·행안위·산자위·보건위·환노위·과방위·예결특위 총 7곳 가운데 과방위을 제외한 6곳은 민주당 몫이다. 이에 따라 과방위를 제외한 6개 상임위원장 보궐선거는 6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