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일제히 대출문턱을 높이며 중저신용자들의 급전 창구도 사실상 막혀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1∼4월 중·저신용자(신용평점 하위 50%) 대출 공급액은 작년 동기 대비 40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가 올해 1∼4월 취급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액은 2조7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5085억원)보다 17.48% 감소했다.
은행별로 카카오뱅크는 올해 1∼4월 지난해 동기(8685억원) 대비 25.5% 늘어난 1조900억원의 중·저신용자 대출을 공급했다. 반면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로 3500억원을 공급해 지난해 같은 기간(6300억원) 대비 44.4% 줄었다. 특히 은행연합회 인터넷전문은행 기타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7개월간 저신용자(신용점수 650점 이하) 대출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 역시 올해 들어 4월까지 6300억원을 공급해 작년 같은 기간(1조100억원)보다 37.7% 감소했다.
이처럼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올해 들어 중·저신용자 대출을 보수적으로 운영한 것은 지난해 이들 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를 확대하면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연체 기간 3개월 이상)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저축은행의 대출문도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리스크관리 및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대출을 시행하기 어려워졌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79개 저축은행 총대출금은 113조1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 116조2464억원에 이어 △작년말 115조220억원 등 반년간 지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 대비 총대출금이 감소한 건 지난 2014년 이래 처음이다. 특히 반년 새 3조856억원 줄어들어 서민 자금공급이라는 업권 본연의 기능이 약화한 모습이다.
고금리 여파로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 중심으로 부실 리스크가 커진 것도 대출을 늘리는 데 부담이 됐다. 올 1분기 업계 총 연체율은 5.1%로 지난해 3분기 3.0% 대비 2.1%포인트 급등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줄어든 건 지난해 수신금리 급등이 주요 원인이다.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법정 최고금리 영향으로 수신금리 인상분만큼 대출금리를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