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극우적 시각 보유" vs 與 "소신 있는 분"
겸직 의혹·자료 미제출·음주운전까지…'집중 포화' 예상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가 거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적대적 대북관'을 가졌다며 평화통일을 추구해야 하는 통일부 장관에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임명을 통해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이 기대된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오는 21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야권은 김 후보자를 '극우적 인사', '통일부 파괴 공작원'이라고 규정하며 청문회 당일 총 공세를 예고했다. 여당은 집중포화가 예상되는 김 후보자를 적극 옹호할 예정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장관직에 지명된 직후 '극우 인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통일부 장관에 김 후보자가 거론되자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8일 브리핑을 통해 "태극기 집회에서나 마주할 만한 적대적 대북관과 극우적 시각을 드러낸 인물이 정녕, 통일과 남북대화를 관장하는 통일부의 수장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거냐"며 "윤석열 정부가 남북관계 파탄과 멸북통일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김 교수에 대한 통일부 장관 지명 검토를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991년 노태우 정부 때 채택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의 파기를 주장하고 김대중 정부의 6·15 남북 공동선언, 2018년 판문점 선언, 9 ·19 남북 군사 합의 등을 부정한 극우적 시각과 적대적 통일관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인물"이라며 "평화 통일을 지향하는 헌법에 비춰볼 때 대한민국 통일부 장관으로 부적격하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자를 향한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일 울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누구든지 확고히 피력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해야 마땅하다"며 "대한민국 정체성에 대한 소신이 있는 분이 행정을 맡아야 하는 것"이라고 옹호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 하던 대북정책에 일관성을 더하고, 급변하는 국제정치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원칙 있느 전략을 수립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야당이 집중 공략할 '사상 검증' 외에도 대응해야 하는 문제가 산적해 있다. 먼저 김 후보자의 유튜브 채널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김 후보자는 2018년 7월부터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 '김영호 교수의 세상읽기' 계정을 최근 삭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외통위원들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서 정책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임에도 이를 삭제한 것은 증거인멸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지난해 말까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수입 3억7239만2496원을 올렸고, 이 가운데 소득은 9104만8235원(슈퍼챗 수익 1314만6204원 별도)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자는 2019년4월18일부터 2023년12월31일까지 유튜브 활동에 대해 겸직 허가를 성신여대 측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실제 유튜브 영상 업로드는 2018년7월9일부터여서 무단 겸직 의혹도 제기된다.
한편 김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제출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소속 국회 외통위 의원들은 지난 19일 "김 후보자는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직계비속의 부동산·가상자산 거래 내역 등 가장 기초적인 자료요구에 대해서도 '개인정보제공 미동의'를 이유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부실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20일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자료제출 요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예정된 청문회를 연기 또는 거부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아울러 김 후보자는 2004년 음주운전(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냈는데,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굉장히 시끄러운 청문회가 될 것"이라며 우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