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뱅크런 우려…“관리 체계 개편 필요”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국내 금융업계가 글로벌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감독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함에 따라 국내 금융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 등이 경종을 울리고 있다. 국내에선 MG새마을금고가 자산건전성 위기와 씨름하고 있어, 적절한 제도적 안전망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지난달 기준 6.49%까지 치솟는 등 비상이 걸렸다. 2018년 1.35%에 불과했던 연체율은 지난해 말 3.59%까지 꾸준히 상승해 현재 6%를 넘어섰다. 건전성 악화와 부실상환 등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도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뱅크런에 따른 금융권 위기는 해외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저금리에 투자받은 스타트업은 SVB에 돈을 맡겼다. 지난 2021년에만 SVB 총예금이 86%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리면서, 인출 러쉬가 이어졌다. SVB는 해당 예수금을 채권에 투자했지만, 결국 뱅크런 현상에 손실을 보면서 채권을 매각했다. 결국 파산 상태에 이르게 됐다.
유럽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 CS는 지난 2021년부터 대규모 투자실패 등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는 등 5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작년 4분기에만 13억2000만프랑의 손실을 기록했고, 1000억달러 이상의 고객 자금이 유출됐다. CS의 파산 소식 이후 경쟁사인 UBS가 인수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다. 자산안전성을 우려한 CS 고객들이 앞다퉈 대규모로 예금을 인출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인출액은 91조원에 육박한다.
이러한 상황 속 새마을금고의 관리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기관들과 달리 새마을금고의 경우 행정안전부의 감독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계속해서 금융위원회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26년째 논의만 이뤄졌다. 행안부는 금융권 전문 기관이 아니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관련 데이터가 부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금자보호제도 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예금자보호 한도는 2001년 이후 23년째 5000만원으로 유지됐다. 미국(3억원), EU(1억4000만원), 일본(900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한도를 상향(1억원)을 검토하고 있지만, 반대 주장도 존재하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해소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SVB와 CS의 파산 등 글로벌 금융위기가 펼쳐지면서, 국내 금융권도 위기에 대응할 시스템을 미리 구축해야 한다”면서 “더 큰 충격이 도래하기 전 정부의 주도로 방파제를 미리 구축해야 향후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