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과정 답보, 신규 임원들에 공 넘어가
매일일보 = 최동훈 기자 | 기업 매각을 추진 중이던 한온시스템의 성민석 한온시스템 대표이사가 돌연 사퇴했다. 한온시스템 이사회는 경영진을 재정비하기 위해 발걸음을 바삐 옮기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31일 성민석 대표이사(사장)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너달쿠추카야(Nurdal Kücükkaya) 사장이 단독 대표집행임원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다음달 10일 정기이사회 결의를 통해 나가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Nagasubramony Ramachandran) 수석부사장을 신규 대표집행임원 및 사장으로 임명하고, 너달 쿠추카야와 함께 공동대표집행임원(Co-CEO)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너달쿠추카야 사장은 2019년부터 각자대표집행임원을 역임했고, 나가수브라모니 라마찬드란 사장은 2019년부터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담당해 왔다.
이사회는 같은 날 결의를 통해 △왕윤호(AP 이노베이션센터장, 전무) △서상길(HMG영업, 전무) △김현수 (최고인사책임자(CHRO), 전무) 3명의 집행임원을 추가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에 따라 향후 7인 규모의 집행임원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기존 정용수 집행임원(전무)은 한국 사업 사장을 맡을 예정이다.
성민석 대표이사가 사퇴한 구체적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성민석 대표이사가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한 곳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전언이 돌았다. 한온시스템은 성민석 대표이사의 거취에 관한 언급을 삼갔다. 해당 배터리 제조사에 문의차 연락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현재 한온시스템이 투자업계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과 성 대표이사 사퇴의 연관성을 두고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온시스템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지난 2021년부터 기업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한때 시가총액 10조원을 넘나들었던 한온시스템의 새 주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배터리의 열관리 시스템을 주력 제품으로 글로벌 고객사와 거래하며 높은 몸값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아왔다.
성민석 대표이사는 2018년 내부 승진을 거쳐 사장에 오른 후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올라타 실적을 꾸준히 개선하며 기업가치를 높여왔다. 2021년엔 성과를 인정받아 공동 대표이사(CEO)를 맡았다. 한온시스템의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은 5조9376억원에서 지난해 8조6277억원으로 4년새 45.3%나 증가하는 등 급성장해왔다.
앞서 성 대표이사 거취에 관한 전언의 사실관계가 이날 한온시스템 공시로 부분적으로 확인됐지만, 기업 매각 이슈와의 접점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다. 한온시스템 매각에 관한 공은 새로운 집행임원들에게 넘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