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훈련 기간 정찰위성 재발사 예고…한반도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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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훈련 기간 정찰위성 재발사 예고…한반도 '긴장 고조'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3.08.22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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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日에 위성 발사 통보…24~31일 사이
을지연습 대응 분석…9·9절 축포 평가도
통일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5월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북한이 지난 5월 한차례 발사에 실패했던 정찰위성 재발사를 예고했다. 지난 21일부터 31일까지 한미가 함께 진행하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훈련 견제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이 한미일 안보결집 대응책으로 정찰위성 발사를 들고 나오며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22일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이날 일본 해상보안청 해양정보부에 오는 24일 0시부터 3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31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을 발사했으나 발사체가 단 분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추락,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데 실패했다. 

당시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직후 실패를 인정했다. 실패의 주 원인은 엔진 결함 문제로 추정되는 데, 재발사 추진으로 보아 북한 측은 해당 결함이 해결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6월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한 여당 관계자는 북한의 기술력을 감안할 때 단기간 해결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일부는 국제사회 경고에도 북한이 정찰위성 재발사를 결정한 것에 유감을 표하며 "(결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성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일체 기술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정당화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일본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위성 발사가 목적이라 하더라도,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발사는 관련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정보 수집, 경계·감시에 전력을 다 하고 미일, 한미일이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재발사에 성공한다 해도 군사정찰위성으로서 효용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지난 5월 서해에 추락한 위성체 '만리경 1호'의 주요 부분을 인양해 미국과 공동조사한 결과 매우 조악한 수준으로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 시점에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다시 도전하는 것은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9·9절)에 맞춰 세를 과시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9·9절은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월 10일과 함께 북한 5대 명절 중 하나로, 통상 대규모 열병식이 함께 진행된다.

발사 날짜가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해선 최적의 기상 여건을 찾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예고한 기간 중 첫날인 24일 기상 여건이 좋다면 해당 일자에 발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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