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위해 국제 사회 긴밀 공조 촉구"
중국에 "국익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5~11일 인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에 맞서 국제 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하고,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할 것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을 향해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공동 대응 주문과 함께 중국의 책임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G20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4일 공개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 평화는 물론 세계 평화에 정면 도전하는 행위"라며 "국제 사회는 북한의 핵 개발 의지보다 이를 저지하려는 결의가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날로 고조되고 있는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에 맞서 국제 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하고,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라며 "현재 작동 중인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만 충실히 이행돼도 북한의 WMD(대량살상무기) 자금원을 상당 수준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G20 정상회의에서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주요 자금원인 가상자산 탈취, 해외 노동자 파견, 해상 환적과 기타 불법 활동을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북한 정권의 권력 유지 수단으로 동원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참혹한 인권 실상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현재 상황에 대해선 "2011년 김정은 집권 이후 최악의 경제 상황에 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주민의 민생고는 더 심화하고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지 않는 한 체제 불안정성은 계속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경제의 높은 대중 의존도를 거론하며 중국에 북한 비핵화를 위한 역할을 거듭 촉구했다. 2022년 기준 대중 무역은 북한 전체 무역의 96.7%를 차지한다. 윤 대통령은 이에 "중국은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을 향해 "북한의 핵 개발이 역내 질서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등 중국의 국익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5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와 인도를 차례로 방문하는 윤 대통령은 5일 자카르타 첫 일정으로 동포 간담회를 가진 뒤 6일 오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오후에는 아세안+3(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아세안과 한·일·중 간 협력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8일에는 인도 뉴델리로 이동해 G20 정상회의 관련 일정을 소화한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총 3개 세션(하나의 지구·하나의 가족·하나의 미래) 중 2개 세션(하나의 지구·하나의 미래)에서 기후 위기 극복, 규범 기반 국제 질서 수호 등에 관해 발언한다. 기후 변화나 기후 취약국 지원, 우크라이나 평화 정착, 글로벌 디지털 윤리 규범 정립 등 한국이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