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사의 표명에…민주, 탄핵 추진 '멈춤'…"특검 통해 책임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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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사의 표명에…민주, 탄핵 추진 '멈춤'…"특검 통해 책임 물을 것"
  • 문장원 기자
  • 승인 2023.09.12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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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의원총회에서 '탄핵안' 논의 보류
이 장관, 탄핵안 추진 전 선제적 사퇴 카드
"장관 교체되더라도 책임은 계속 추궁"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탄핵을 추진하자 이 장관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탄핵안이 의결돼 이 장관이 사퇴하거나 해임될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기 전 선제적으로 자진 사퇴 카드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민주당은 이 장관의 사퇴와 관계 없이 특검 등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 장관 탄핵소추안 당론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의총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 장관이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탄핵소추안의 당론 발의 추진을 일단 보류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공식적으로 교체가 이뤄지지는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주 의총에서 다시 한번 논의할 것"이라며 "탄핵 절차를 진행할 것인지는 조금 더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의 사의를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당의 탄핵안 의결 전 수용할 경우 민주당의 탄핵 추진 카드는 무위에 그칠 수 있다. 국회법상 국무위원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의결된다면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국무위원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해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끝까지 이 장관의 수사 외압 의혹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채 상병 사건 수사에 관해 외압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 진상규명을 해야 하고 국방부 장관을 포함해 잘못 있는 분들의 사과와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며 "해임이 아니라 사의 표명으로 단순히 교체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 특검법이 발의된 상태라 13일 법사위 현안 질의를 통해서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특검법 추진을 통해 국방부 장관이 교체되더라도 장관을 포함해 외압에 관련된 분들의 책임은 계속 확인·추궁할 예정"이라며 말했다.

이 장관의 탄핵안 추진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사의를 수용하고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김 원내대변인이 "대통령실에서는 일상적 교체라고 주장하겠지만 분명 채 상병 사건 이후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돌아서 여러 국민들의 의견을 고려해 교체하는 것으로 본다"며 "(후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나기 전까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직을 유지할 수 있다. 탄핵안 추진을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한 이유도 이러한 맥락이다.

이 장관이 이날 민주당의 탄핵 추진으로 인한 '안보 공백'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지만 윤 대통령의 개입 의혹에 대한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주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개각에서 이 장관이 교체 대상 이름에 오른 점과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임기훈 국방비서관의 교체도 유력한 분위기다. 채 상병 사건의 보고 라인을 한꺼번에 날리는 셈이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날 별도 논평에서도 "(개각은) 대통령실의 관여 여부로 의혹이 번지기 전에 이 장관을 교체해 수사 외압 논란을 덮으려는 수작"이라며 "윤 대통령은 수사 외압의 진실 규명을 위한 특검법에 동의하고 이 장관을 신속히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오는 14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이 장관 탄핵안 추진과 관련된 논의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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