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연휴 여행예약 건수 코로나19 이전 보다 높아
고물가 여파로 휴포족·집콕족 늘어…소비 양극화↑
고물가 여파로 휴포족·집콕족 늘어…소비 양극화↑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고물가 여파로 지갑을 닫고 여행을 포기하는 집콕족과 휴포족도 늘면서 소비 양극화가 뚜렷하다.
26일 롯데멤버스가 20~50대 이상 소비자 4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황금 연휴에도 10명 중 3명꼴로 ‘집콕’(집에 콕 박혀있다는 신조어)을 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석연휴 계획에 대해 응답자의 46%는 본가, 친척 집 등을 찾아가겠다고 대답했다. 집에서 휴식하겠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여행에 나서겠다는 응답은 22.4%(국내·해외 각각 13.6%, 8.7%)로 확인됐다. 또한, 정부의 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추석연휴 계획이 변경됐는지 묻는 질의에는 응답자 중 약 76%가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고물가와 교통난 등으로 일정 변화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여진다. 네이버 항공권 검색(26일 기준)을 활용해보면 27일 출발, 내달 3일 귀국 일정의 인천∼일본 도쿄 왕복 항공권은 85만원부터 시작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짓눌렸던 여행 소비심리가 기지개를 켠 시점에, 명절 연휴까지 맞물리면서 항공권 가격이 덩달아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공휴일이 없는 10월 셋째주(16~20일)의 경우 인천~도쿄 왕복 항공권은 최저 42만원 수준이다. 해외여행을 접고 국내 여행을 고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숙박비 등 국내 물가 상승도 이어지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휴가 성수기 시즌인 지난달 콘도이용료와 호텔 숙박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9.5%, 6.9% 뛰어올랐다. 콘도와 호텔의 상승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4%)의 2.8배, 2배에 각각 물가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성남에 사는 회사원 원모씨(31)는 “명절 연휴라는 좋은 시기에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예년과 달리 최근 치솟는 항공료와 숙박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라며,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 탓에 여행 말고도 식비, 교통비 등에 대한 고민도 커져 최대한 지출을 아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짧은 귀성과 휴식을 지향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퍼져나가고 있지만, 국내 주요 공항들은 국내·외 여행객들로 북새통을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하나투어는 이번 추석 연휴 해외여행 예약 인원이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대비 42.5% 치솟았다. 노랑풍선과 모두투어의 황금 연휴 예약자도 2019년 대비 약 90%, 55% 각각 올랐다. 이에 한국공항공사는 명절 기간 166만여 명이 국내 공항들을 방문할 것으로 내다보고, 전국 14개 공항에 특별교통대책본부를 마련하고 항공기 총 9590여편을 운항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명절을 앞두고도 집콕족과 휴포족이 늘어나고 있지만, 엔데믹 전환 이후 여행 심리가 회복되고 있어 해외 여행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여행·숙박을 비롯한 유통업계에서도 투트랙 전략 등을 통해 트렌드에 맞는 변화를 꾀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