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보라 기자 | 3연패를 이어가던 한국 야구 대표팀이 대만에 패하면서 결승 진출에 난항을 겪게 됐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일 중국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벌어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2차전에서 대만에 0-4로 완패했다.
류중일 감독은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대만전의 필승 선발 카드로 뽑았다. 문동주는 1회말 1번 타자 정쭝저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고 바로 위기를 맞았다. 린쯔웨이를 땅볼로, 린리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워 불을 끄는 듯했으나 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린안거에게 높은 커브를 던졌다가 우월 3루타를 맞고 1점을 줬다.
문동주는 우녠딩을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우리나라는 공수 교대 후 분위기를 바꿀 반격 찬스를 놓쳤다. 2회 초 1사 후 윤동희(롯데 자이언츠)가 미국프로야구(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대만 왼손 선발 투수 린여우민의 바깥쪽 빠른 공을 밀어 쳐 우측 펜스 하단을 때리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박성한(SSG 랜더스)의 몸 맞는 공으로 이어간 1사 1, 2루에서 김형준(NC 다이노스)과 김성윤(삼성 라이온즈)이 연속 땅볼로 물러났다. 김성윤은 1루수 앞으로 내야 안타성 타구를 보내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지만, 아웃 판정을 받았다.
3회 1사 1루에서 3번 타자 노시환(한화)과 4번 강백호(kt wiz)가 연속 삼진으로 돌아선 이후 윤동희가 중전 안타로 연 4회 1사 1루도 날리는 등 잔루만 5개를 쌓았다.
타선의 지원이 없자 호투하던 문동주는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2∼3회 연속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마친 뒤 4회 내야 안타와 볼넷을 내줘 두 번째로 닥친 2사 1, 3루 고비에서 선하오웨이 타석 때 폭투해 한 점을 거저 줬다.
회심의 커브가 땅을 먼저 맞고 백스톱 쪽으로 흘렀다. 문동주의 배턴을 받은 박세웅(롯데)이 5회 사사구 2개를 주고 2사 만루에서 강판하자 세 번째 투수 최지민(KIA 타이거즈)이 린안거를 1루수 땅볼로 요리하고 겨우 이닝을 수습하는 등 한국은 투타에서 경기를 좀처럼 풀어가지 못했다.
6회 2사 2, 3루 위기를 네 번째 투수 박영현(kt)의 3구 삼진 역투로 넘긴 한국은 그러나 7회 등판한 대만 두 번째 투수인 우완 구린루이양에게도 삼자 범퇴로 물러나 더욱더 어려워졌다. 8회 2사 후 노시환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출루했지만, 강백호가 유격수 땅볼로 잡히면서 마지막 추격 기회를 잃었다. 8회 말에 올라온 5번째 투수 고우석(LG 트윈스)이 2루타와 몸 맞는 공을 내준 뒤 2사 2, 3루에서 린쯔하오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허용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문동주는 4이닝 3피안타 2실점 해 쓴맛을 봤다. 린여우민은 빠른 볼의 구속은 140㎞대 초반에 불과했으나 구석을 제대로 찌르는 정확한 컨트롤로 6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뽑아내며 산발 4피안타 0점으로 호투해 승리를 이끌었다. 대만은 투타에서 모두 한국을 압도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대만은 2승을 거둬 B조 1위에 올랐고, 1승 1패의 우리나라는 조 2위로 슈퍼 라운드 진출을 바라봐야 한다. 대만은 3일 1승 1패의 홍콩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벌이며 우리나라는 2패의 태국을 상대한다.
A조 1, 2위와 B조 1, 2위가 격돌하는 슈퍼 라운드는 조별리그 성적(대만 1승, 한국 1패)을 안고 출발한다. 한국이 결승에 가려면 슈퍼 라운드 진출을 확정한 A조의 일본과 중국을 모두 제압해야 한다. 대만전 패배로 한국의 아시안게임 4회 연속 우승 목표 달성에 짙은 먹구름이 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