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술 경쟁’ 초격차… 소외되는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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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술 경쟁’ 초격차… 소외되는 中企
  • 이용 기자
  • 승인 2023.10.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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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반도체 분야 특허 출원, 중소기업의 4배
중소기업, 연구개발 역량 부족으로 대기업에 종속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삭감 조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글로벌 기술 패권 다툼이 심화되면서, 대기업들이 핵심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기술 역량은 갈수록 약화돼,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계의 구심점인 제조업 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보유 기술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은 올해 상반기 접수된 국내 특허출원(약 10만7000건)을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35대 기술 분야별로 분석한 결과, 이차전지, 반도체, 디지털통신 등 주요 국가핵심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출원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전체 특허출원은 10만 7693건으로, 전년 동기(10만3437건) 대비 4.1% 증가했다. 또 이차전지 등 주요 국가핵심기술 분야(전기전자(이차전지), 반도체, 정보통신(디지털통신) 등 12개 분야 기술) 출원은 전체 특허출원의 약 3배 이상인 13.6% 상승했다. 미국-중국 기술 패권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의 기술 진보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기업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특허를 갖고 있는 형편이다. 반도체 분야는 전년 동기대비 881건이 증가한 6580건이 출원됐는데, 출원인 유형별로 보면 대기업이 3209건을 출원했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합친 출원은 총 848건으로, 무려 4배 가량 많다. 통계청은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이 많은 특허출원을 했다고 전했다. 또 디지털통신은 전년 동기 대비 672건이 증가한 5110건이 출원됐는데, 이중 대기업이 2193건, 중소·중견기업이 720건, 대학·공공연 530건이었다. 대기업 이하 하위그룹을 모두 포함해야 겨우 대기업의 절반 수준에 미친다. 주요 출원인은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LG전자,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다.
특허청은 “주요 국가핵심기술 분야 출원 증가는 우리 기업이 세계적인 경기불황 속에서도 이차전지, 반도체 등 미래를 이끌어 갈 첨단 기술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특허권 확보에 속도를 높인 결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술을 확보한 대기업이 지금보다 더욱 한국경제에 큰 영향력을 갖게 되면, 하도급(중소기업)은 기술 발전 없이 대기업 낙수를 바라는 산업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첨단 산업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만큼, 향후 국내 대기업의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과 대만 기업이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과 주가가 악화됐는데, 하도급 중소기업들도 대기업의 부진에 따라 함께 부진한 바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대기업이 수주를 줄이면 중소기업의 일거리가 줄어들게 된다. 연구개발을 지속하며 자체 기술을 보유한 기업만이 다른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히면서, 업계에선 기업의 연구 환경을 더욱 어둡게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R&D 예산을 두고 과기정통부가 계속 선택과 집중을 말하고 비효율을 효율화하겠다고 하는데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개념부터 명확히 정리하고 확실한 사례를 들어서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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