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정부와 정치권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의 기술탈취 피해와 온라인 플랫폼사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막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의 ‘2023 중소기업 기술 보호 수준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침해가 발생했거나 이전에 발생한 피해를 인지한 사례는 총 18건, 피해액은 197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단법인 경청에도 현행법에서 아이디어 탈취 행위에 대한 시정명령 및 형사 고소가 불가능한 상황에 대해 구제수단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56.%로 충분하다(44.0%)보다 12%가량 높았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온라인플랫폼 기업과 입점업체 간의 분쟁 조정처리건수가 401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플랫폼과 입점업체간의 분쟁 조정횟수는 급증하고 있다. 2019년에는 30건, 2020년 71건, 2021년에는 97건, 지난해 95건으로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이미 108건으로 밝혀져 2019년 대비 3.6배로 약 4배 급증했다. 앞으로 3개월 남짓의 기간을 포함한다면 분쟁조정 발생건수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발생건수는 늘었으나, 분쟁조정이 원만하게 성립되는 비율은 47.6%로 절반도 못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5년간 401건의 처리건수 중 조정이 성립된 건수는 191건에 그쳤다. 조정 절차를 거쳤음에도 불성립된 건수가 17건이었으며, 나머지 193건은 각하나 신청취하 등 조정 절차 전에 종료가 된 경우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공정위가 온라인 플랫폼의 공정거래질서 확립과 관련해 국내 디지털 시장에서 핵심적으로 논의돼야 할 목표와 그 방향성을 분명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곧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플랫폼 시장 경쟁 촉진과 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 방법을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해 왔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지난달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플랫폼 시장 경쟁 방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건 머지않은 시점에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제품을 탈취당했다는 한 소상공인은 “제품 개발에만 2년 이상이 걸렸는데, 특허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기술이 유출되는 등 피해를 봤다”며 “소상공인 입장에선 플랫폼사 입점이 소중한 기회인 만큼 보호방안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