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열악한 근무환경‧노조 교섭 행태 등 질타…개선 약속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샤니와 코스트코가 국정감사에서 중대재해 발생 관련 집중 질타를 받았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이강섭 SPC 계열 샤니 대표이사와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무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SPL은 SPC그룹 계열사로 냉동 생지류 제조 및 판매 등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파리바게뜨 등의 빵 반죽을 만든다. 희생자 A씨는 만 23세 여성으로, 1m 높이의 배합기 내부 기계에 상반신이 껴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참변 후 8일 만에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샤니 제빵공장에서 40대 근로자 A씨는 기계에 손가락이 껴 절단됐다. 지난 7월에도 50대 근로자의 손가락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구을)은 SPC 계열사별로 어떤 장비 시설 보수 작업환경 개선이 이루어졌는지 질의했다. 이 대표가 밝힌 SPC그룹에서 이행한 안전장비 도입과 시설 보수, 작업환경 개선 등 안전보건 분야 투자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총 325억원이다. SPC그룹은 지난해 SPL 제빵공장 근로자 사망 사고 발생 이후 대국민 사과와 함께 안전경영에 1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윤건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구로구을)은 “중대재해 발생률 1위 현대중공업의 산재 노동자 중 41%만 사고에 의한 것인데, SPC는 이것을 훨씬 더 넘어섰다”며 “샤니 제빵공장에서 노동자 안전보건교육 시 기준이 되는 7대 안전수칙은 매우 후진적으로, 80년대 수준에 머물러있다”라며 질책했다.
이 대표는 “작년 그룹에서 1000억원을 쓰기로 했고 올 9월까지 총 320억원이 투입됐다”며 “안전설비 확충에는 113억원을 도입하는 등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미흡한 부분도 있었다”며 사과했다.
최고 책임자인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참석하지 않은 점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SPC그룹 전체 매출 중 샤니의 비율은 5%가량에 불과한데, 샤니 대표이사가 그룹 전체의 안전대책, 안전투자계획 등을 총괄하긴 구조적 문제와 객관적 한계가 있단 지적이다.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이사는 주차장 직원 사망과 관련해, 재발 방지를 위해 노동환경 개선을 약속했고 피해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앞서 지난 6월 카트를 정리하던 코스트코 30대 근로자가 폭염에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피해자가 사망한 매장의 업무환경을 살펴보니, 카트 및 주차관리 업무 시간 중 앉아서 쉴 곳도, 주차장 습도‧온도계, 공기순환장치, 에어컨 냉풍기 선풍기 등 전무했다”며 “사망 사고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과 정규 인력 충원 및 노동환경 개선이 확실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코스트코는 노조 교섭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코스트코 노사는 그동안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서 25차례 교섭했으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재까지 단체협약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김동준 코스트코 사망자 친형(코스트코코리아의 유족 대책 등 문제점)과 정민정 마트산업노조 위원장(중대재해 대책 문제 및 노조탄압 등 문제)도 참고인으로 자리했다.
정민정 마트산업노조 위원장은 “국내 대형마트는 모두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있지만 코스트코만 노동조합이 설립된 지 3년이 지났는데도 단협이 되지 않고 있다”며 “코스트코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단결권과 교섭권을 부정하는 태도가 사망사고 발생의 원인이 된 것”이라고 발언했다.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는 “임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개선할 내용이 있다면 실제 실행에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고, 그렇게 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