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물가에 닫힌 지갑… 연말 소비특수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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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고물가에 닫힌 지갑… 연말 소비특수 실종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3.10.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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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물가 3개월째 오름세…소비자물가 상승 우려 ‘가중’
이태원 참사 1주기 임박…유통기업, 핼로윈 마케팅 자제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과일과 채소 등을 구입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과일과 채소 등을 구입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통상적으로 연말 시즌에 활기를 띠는 소비가 올해에는 급격히 가라앉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유가 상승세에 소비자 물가 선행지표인 수입물가가 3개월째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100)는 139.67로 8월(135.68)보다 2.9% 증가했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지수는 7월(0.2%) 상승 전환한 후 석달째 오름세를 보였으나, 상승 폭은 8월(4.2%) 대비 줄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하면 9.6% 떨어져 하락세를 유지했다.
수입 물가 중 원재료는 광산품(6.3%)을 중심으로 5.7% 올랐다. 중간재의 경우 석탄·석유제품(7.9%), 화학제품(2.1%) 등이 오르 2.0% 증가했다. 자본재 및 소비재도 각각 전월 대비 0.7%씩 상승했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원유(8.8%), 나프타(9.3%), 프로판가스(18.0%), 부타디엔(26.5%), 메탄올(8.1%), 플래시메모리(5.8%) 등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광산품, 유류제품 등이 많이 올랐다”고 진달했다.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지난 8월 평균 배럴당 86.46달러(한화 약 11만6900원)에서 지난달 93.25달러(12만6100원)로 7.9% 뛰었다. 환율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2.3% 뛰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329.47원으로 전월(1318.47원) 대비 0.8% 증가세를 드러냈다. 지난달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119.56으로 8월(117.55) 대비 1.7% 오름세를 나타냈다. 수출물가지수도 7월(0.1%)부터 석달째 오르는 흐름을 보이지만, 상승폭의 경우 8월(4.2%) 대비 줄었다. 품목별로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1.3% 낮아진 것과 다르게 공산품은 1.7% 상승했다. 공산품 중 유가 상승 및 수요 증가 여파로 석탄·석유제품(5.7%)과 화학제품(2.8%)이 뛰었다. 세부 품목 중 경유(5.8%), 제트유(6.0%), 자일렌(4.7%), 플래시메모리(5.0%) 등이 상향 곡선을 그렸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 더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분쟁도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외 무역을 통해 수익원을 주로 마련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드린 먹구름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또한, 하반기 대목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핼로윈 행사가 성큼 다가왔지만,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분위기를 고려해 기업들도 매년 펼쳐왔던 핼로윈 마케팅을 자제하고 조용히 지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핼러윈 행사는 젊은층의 축제로 매년마다 유통가에서도 대목으로 꼽히는 날 중에 하나였으나, 지난해 이태원 참사로 상황을 엄중히 바라보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올해는 평년처럼 핼러윈 특수를 노린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대신 애도를 통해 추모에 동참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서민 물가 안정에 노력을 쏟을 것으로 보여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또다시 물가 상승의 우려가 커지는 만큼 민생 물가 안정에 모든 부처가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민생물가안정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든 부처가 소관 분야의 물가를 면밀히 점검·대응하는 등 서민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장기적으로는 인구 감소세로 내수 소비 시장 침체 우려가 가중되고 있어 대응책 마련도 필요한 실정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7월 인구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73명(6.7%) 감소한 1만9102명을 기록했다. 7월 기준으로 2만명을 하회한 것은 지난 1981년부터 월간 통계를 다룬 이후 처음이다. 전년 동월 대비 출생아 수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6년째 하락세를 보이다가 작년 9월 13명 증가하며 반짝 반등했다. 그러나 작년 10월부터 줄곧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인 조출생률은 전년 동월 대비 0.3명 낮아진 4.4명이다. 7월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시도별로 봐도 충북 지역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출생아 수가 줄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고유가·저출산 등 한국경제가 마주한 겹악재가 가계·기업·자영업자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분위기”라며 “변수에 변수에 더해지는 상황 속 소비자들의 지갑이 더욱 얇아지는 가운데, 연말 시즌 이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기업 간 출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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