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이준석 "국민의힘, 선거 필패로 가고 있어…전략적으로 어려운 길 가야"
상태바
[인터뷰①] 이준석 "국민의힘, 선거 필패로 가고 있어…전략적으로 어려운 길 가야"
  • 조현정 기자
  • 승인 2023.10.23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인터뷰…"尹, 변화 의지 없어" 비판
"당,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한가한 소리만 해"
"'세대 포위론', 내년 총선 승리 유일한 방법"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선 패배에 따른 국민의힘의 변화 가능성은 없다며 "전략적으로 쉬운 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문장원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국민의힘의 변화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전략적으로 쉬운 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문장원 기자  |  22대 총선을 6개월 앞두고 현재 정치권 관심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입에 쏠려 있다. 18%포인트 차이의 여당 보궐선거 패배 결과를 적중시켰고, 13여 분의 '눈물의 기자회견'에서는 '바보'·'꼴불견'·'저주' 같은 격한 표현으로 변하지 않는 당과 윤석열 대통령의 '위기 불감증'을 질타했다. 특히 "선거 필패의 방정식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한 것 역시 변화 거부가 불러올 후폭풍 때문이다. 전략적으로 쉬운 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2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국민의힘 변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 선거 결과를 언급하며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대선, 지방선거까지 이겼길 때의 승리 방정식이 있었고 그 전에 4번의 선거에서 졌을 때는 패배 방정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배할 때는 극우 유튜버들을 끌어들이고 당장 누구 욕만 하면 되는 줄 안다"며 "선거는 굉장히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되고 전략적으로도 쉬운 길이 아니라 어려운 길을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변화를 거부한 국민의힘이 '쉬운 길'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기현 대표 체제' 유지를 결정한 당 의원총회 다음 날인 16일 이 전 대표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어 변화를 호소한 것도 갈수록 명확해지는 '패배 방정식' 때문이다. 그는 의총 결과에 대해 "황당했다"며 "선거에서 이 정도 차이로 졌으면 상당한 위기 의식이 있어야 된다. 패배 후폭풍으로 당이 나락으로 더 떨어지고 있는데 인지하지 못하고 의총에서 '질서 있는 변화' 같은 한가로운 소리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길 방법도 모르고 지고 나서 무엇을 해야 되는지 모르는 당이 돼버렸다"며 "굉장히 뼈 아픈 지점"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 변화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변화는 의지와 속도가 중요한데 윤 대통령은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하루 하루 모면하기 위한 방법으로 계속 가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번 윤 대통령의 사우디·카타르 순방 일정을 겨낭하며 "나가면 비판하는 사람도 없고, 얼마나 편하겠나. 그러는 순간 국민들과 멀어진다"고 지적했다. 내년 총선에서는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이 주장했던 '세대 포위론'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세대 포위론은 여권의 전통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새로운 지지층인 2030 세대를 결합해 승리한다는 전략으로, 지난 대선 당시 이 전 대표가 전면에 내세웠다. 다만 현재 당 내에는 세대 포위론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전략만 짠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실체적인 삶의 궤적과 기획이 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며 "갑자기 김 대표가 '나도 세대 포위론 하겠다'고 하면 잘 되겠나. 또 대학생들에게 '1000원의 아침밥'이나 주고 오는 수준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국민의힘은 "더 이상 지역 구도로는 총선 승리 가능성이 없다"며 "결국 세대 측면에서 더 넓은 세대를 포용해야 되는데 지금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자신을 향한 안철수 의원의 갑작스러운 '제명' 추진에 대해서는 "합리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이 안 의원의 '제명' 요구를 수용해 이 전 대표를 징계하고,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못 받게 할 수도 있다는 등의 전망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그는 "제 입장에서 공천을 받든, 안 받든 무슨 감응이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2018년 재보궐 선거 때 노원병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나가 27% 득표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는 13%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금 무소속으로 나가도 더 잘 나올 것 같다. 제명이나 징계는 의미 없는 이야기들"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