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진입 단계 지나 대중화…전문 매장 및 브랜드에 힘 싣는다
해외, 비건 비중 높고 식물성 대체 수용도 높아…수출 효과 톡톡
해외, 비건 비중 높고 식물성 대체 수용도 높아…수출 효과 톡톡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식물성 대체식품이 국내 식품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국내 식물성 대체식품 사업은 글로벌 기조 반영 및 ESG 경영의 일환으로, 구색 맞추기식 서브사업 성격이 강했다. 최근엔 환경, 건강, 지속가능경영 등의 중요성이 커지며 본격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의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은 론칭 1년 만에 약 430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풀무원은 2021년 3월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 기업 선언을 기점으로 지구식단을 핵심 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기존 제품인 식물성 텐더, 두부면 등을 브랜드 론칭에 맞춰 리뉴얼하고 냉동만두, 볶음밥까지 선보이며 제품을 확산했다. 일상 식단을 지속가능하게 전환하기 위해 소비자가 즐겨 찾는 간편식 메뉴 위주로 확장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구식단 론칭 1년 만에 품목 수(SKU)를 약 30% 늘렸다. 지구식단 식물성 간편식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비 55.7% 성장했다. 2026년까지 지속가능식품을 식품 전체 매출의 6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지속가능식품의 핵심인 ‘지구식단’을 연 매출 1000억원 규모의 브랜드로 키우겠단 포부다. 신세계푸드의 대안식 전문 매장 ‘유아왓유잇’은 오픈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이 1만명을 넘어섰다. 일평균 방문객은 300여명에 달하며, 2030세대가 주를 이룬다. 유아왓유잇은 국내 최초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 베러미트의 정규매장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에 이은 신세계푸드의 식물성 대안식 사업 전초기지다. 매장에선 외식메뉴와 함께 식물성 간편식인 ‘PMR(Plant-based HMR)’도 판매한다. 편의성 위주로 성장했던 1세대 가정간편식(HMR)과 맛과 합리적인 가격을 중시하며 등장했던 2세대 레스토랑 간편식(RMR)에 이어 건강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3세대 식물성 간편식(PMR) 시장을 리딩하겠단 방침이다. 신세계푸드의 대안육 사업 수익성은 베이커리 부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7월 ‘선보인 ‘베러미트 피자빵’은 하루 평균 1600개씩 팔리며 일부 매장에서는 조기 품절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5만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식물성 대체식품을 해외 사업 모델에도 적용해 수익구조 확대에 나선 사례도 눈에 띈다. 미국, 유럽 등은 비건 인구가 많고, 식물성 대체식품에 대한 수용도가 더 높단 판단에서다. CJ푸드빌은 미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지역 뚜레쥬르에서 식물성 기반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미국 뚜레쥬르는 지난 6월 식물성 식빵 2종을 출시했다. ‘잡곡 식빵’과 ‘올리브바질 식빵’은 출시 이래 월평균 1만2000개 이상 판매되며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식물성 식빵 2종은 출시 3개월 만에 식빵 카테고리 내 매출 비중의 10%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인도네시아 뚜레쥬르도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를 운영하고 있다. 잡채고로케, 크리스피 치킨 버거 등 2종이다. 무슬림 국가 특성을 반영해 돼지고기 대신 대두 단백질을 사용했다. 먼저 선보인 제품들의 경쟁력을 확인한 만큼 추후 식물성 대체 제품 개발 및 해외 판매를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의 올해 3분기까지 식물성 만두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늘었다. 수출국은 출시 초기 10개국에서 최근 독일, 영국 등 유럽과 인도, 아프리카까지 30여개국으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사업에서 지속가능한 수익을 내기 위해선 ‘대중화’가 관건으로 꼽힌다”며 “절대 다수의 소비자에게 인정받고 꾸준한 재구매와 자체 홍보 효과를 얻기 위해선 맛과 품질이 가장 중요한데, 최근의 식물성 대체식품들은 고도의 기술 발전을 이뤄 비건은 물론 채식을 선호하거나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에게까지도 구분 없이 소비되고 있다”라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