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KDI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 발표
올해 성장률 전망도 0.1%p 낮춘 1.4%
소비자물가, 내수 증가세 둔화에 2.6%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잠재성장률에 근접한 2.2%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금리 기조로 소비 증가세가 축소되고 건설투자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올해 성장률은 1.4%로 전망했다. 지난 8월 전망보다 각각 0.1%포인트(p) 하향 조정됐다.
KDI는 9일 '2023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2024년 우리 경제는 내수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2.2% 성장할 전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5월(2.3%)과 8월 경제전망(2.3%) 대비 0.1%p 낮췄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2.2%), 아시아개발은행(ADB·2.2%) 등과 같고, 정부의 7월 전망(2.4%)보다는 0.2%p 낮은 수준이다. 올해 낮은 성장률(1.4%)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2% 내외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 수준에 머무를 거라는 관측이다.
올해의 경우 1.8% 성장해 연간 1.4%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역시 지난 8월 연간 전망(1.5%)보다 0.1%p 낮췄다.
KDI는 "8월에 생각했던 것보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시장 금리도 많이 올랐다"며 "이런 부분이 우리 경제 회복세를 더 늦추는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봐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상·하반기 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수치상 올해 상저하고의 기저효과로 내년엔 '상고하저'일 것"이라며 "그러나 경기 흐름 자체는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내년 민간 소비의 경우 고금리 기조로 인한 상품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1.9%)와 유사한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겠으나, 수출의 완만한 회복과 올해(0.2%) 기저효과로 2.4%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주택 부문을 중심으로 한 건설 수주 위축을 반영해 1.0% 정도 감소할 것으로 봤다.
내년 수출에 대해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상품 수출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비스 수출도 여행 수요의 점진적 회복에 따라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경상수지는 올해 하반기 295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연간 319억달러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56억달러, 270억달러, 연간 426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전망 역시 3개월 전보다 25억 달러 낮아졌다.
소비자물가는 내수 증가세 둔화 등으로 인해 올해(3.6%)보다 낮은 2.6%의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직전 전망 대비로는 0.1%p 상승했다. 국제유가 전망을 올해와 내년 모두 85달러 내외로 상향 조정하면서 물가상승률도 다소 높였다는 것이 KDI 설명이다. 근원물가는 올해 전망의 경우 기존 3.5% 전망을 유지했고, 내년 전망은 0.1%p 올린 2.4%로 제시했다.
내수 증가세 둔화에 따라 취업자 수는 올해(32만명)보다 증가 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취업자 수가 21만명 증가하고, 실업률(2.7%→3.0%)은 상승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다만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노동 공급이 확대되면서 내년에도 취업자 수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낮은 성장세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IMF는 주요국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중국 경기 부진 등으로 내년 세계 경제가 올해 (3.0%)보다 소폭 낮은 2.9% 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