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불과 몇 년 전까지 신규 분양 아파트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속속 단기 완판을 이뤄냈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분위기가 다르다. 고금리와 분양가 인상 등이 겹치자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낮게 책정되고, ‘안전마진’이 확실한 단지에 청약 통장을 쓰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11월 7일까지 청약을 실시한 단지 중 청약 성적 상위 10곳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거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단지들이 차리했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청약 경쟁률 1위를 차지한 ‘동탄레이크파크 자연앤 e편한세상(민영주택)’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결과 279가구 모집에 10만 5179건이 접수돼 평균 376.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동탄에 공급된 ‘화성동탄 센트럴포레스트(공가세대)’의 경우 준공시기가 오래된 아파트임에도 39가구 모집에 2207명이 청약해 평균 56.6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서울에서도 최근 용산구에 공급된 ‘호반써밋 에이디션’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인근 아파트 시세 대비 5억원가량 낮은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돼 평균 1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자체의 분양가 통제 속에 지방에서 청약 경쟁률이 높은 충북 청주시도 합리적인 분양가를 갖춘 단지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최근 충북 청주시에 공급된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은 평균 73.7대 1의 경쟁률로 올해 청주시 청약 성적 1위를 기록했다. 앞서 공급된 ‘해링턴 플레이스 테크노폴리스(평균 57.5대 1)’. ‘청주 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평균 48.2대 1)도 청약 경쟁률이 높았다.
반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단지의 경우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경쟁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무순위, 선착순 청약을 진행하는 경우도 속속 등장한다. 지속적인 분양가 상승에 따라 수요자들의 피로감이 쌓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그간 가격이 비싸도 충분히 소화가 된 반면 불확실성이 커진 현상황에선 시세 대비 저렴하면서 입주와 동시에 시세차익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메리트를 지닌 단지에만 청약통장이 모여드는 추세”라며 “건설사들 역시 분양가를 올리면 올렸지 내릴 이유를 찾기 힘든 만큼 브레이크를 밟아도 사고가 나지 않는 안전마진을 확보한 단지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연내 안전마진을 확보한 단지가 전국에 공급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를, 롯데건설은 경기 부천시 소사본동 ‘소사역 롯데캐슬 더 뉴엘’을, 대방건설은 부산시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부산에코델타시티 디에트르 그랑루체’를 이달 분양할 예정이다. 우미건설은 경기 파주시 파주운정3택지개발지구에 ‘파주 운정신도시 우미 린 더 센텀’을 분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