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MG손해보험·KDB생명 인수 무산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올해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인수·합병(M&A)이 줄줄이 무산되고 있다. 최근 ABL생명에 이어 앞서 MG손해보험과 KDB생명도 인수가 불발됐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ABL생명과 인수 관련 논의를 진행해온 국내 PEF 운용사인 오션프론트파트너스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다.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려고 했던 BNK금융지주가 인수 계획을 철회하면서다. 양측이 한달 여간 협상한 인수가는 3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ABL생명은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최대주주이며 올 상반기 기준 자산 규모가 약 17조원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KDB생명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금융그룹이 최종적으로 매각을 포기하면서 인수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날 KDB생명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하나금융지주로부터 KDB생명보험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고, 매각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산업은행은 KDB생명보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을 선정한 바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KDB생명보험 인수는 당 지주의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를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KDB생명보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함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향후 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하는 MG손해보험 매각 건은 지난달 5일까지 단 한 곳의 사모펀드 운용사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MG손해보험의 매각 작업이 중단됐다.예금자보호법상 원매자가 한 곳이면 해당 입찰은 거래가 불가능하다. 업계에서는 보험사들의 인수합병이 무산되는 이유로 올해 새로 도입된 회계기준(IFRS17)에 따라 미래수익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보험사들은 IFRS17이 적용되면서 보험계약마진(CSM)의 계리적 가정 값을 자의적으로 설정해 실적을 불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후 금융 당국이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서 3분기 실적이 급감했다. 내년에도 고물가와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보험산업 수입보험료가 올해보다 2.6%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작년 동기 대비 4.0%,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8.2% 성장했으나 내년에는 생명보험은 0.6%, 손해보험은 4.4%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원은 저축성보험의 실적 둔화에도 보장성보험과 퇴직연금의 확대가 수입보험료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험산업의 보험계약마진(CSM)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